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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영화를 본 비평가는 정확히 10명이었다. 그리고 그중 3명은 “볼만하다.” 했으며 2명은 “신선하다.” 했다. 남은 사람 중 4명은 “꽤 재미있다.” 했고 마지막 한 사람, 병미가 말했다.“재미도, 의미도, 주제도 없고 총체적 난국이네요. 이건 쓰레기입니다. 이걸 보는 건 시간 낭비에요.”예민한 감독은 병미의 평을 듣고 그만 자살해버렸다. 하지만 감독은 알지 못했다. 병미는 영화를 아예 끝까지 보지도 않고 잠들었으며 그 원인은 영화가 아니라 전날 밤의 과음이었다는 걸.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강국 병신국에서도 이제 곧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된다. 물론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양당 체제인 병신국의 두 당 중 여당인 기호 1번 후보가 무조건 당선될 터였다. 병신국은 민주주의 강국이지만 국민의 태반이 병신이라 숫자를 2까지 셀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직 자신이 유일하게 아는 숫자 1번만 찍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참지식인 혁명가 A는 생각했다. 숫자 2까지 알 수 있게 하면 병신국은 진짜 민주주의 강국이 될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계몽운동을 했고 성과가 있었다. 국민 다수가 숫자 2까지 셀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반으로 갈린 여당과 야당의 지지자들이 전과 달리 박터지게 치고 박고 존나게 싸우다 사람이 다치고 죽기까지 했다. 이유가 ..
어느 날 저녁의 한 중국집....... "엄만 배불러 너나 먹어." "나도 배불러. 엄마 먹어." "아냐. 엄만 진짜 배불러." "같이 먹어 그럼." "괜찮다니까." 모자가 짜장면 한 그릇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걸 본 나는 그만 참을 수 없었다. 짜장면 곱배기를 한 그릇 몰래 주문했다. 모자의 테이블로 가져다 주라며 돈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다. 괜스레 종일 기분이 좋았다. 상쾌한 하루였다. 한편 중국집 주인도 기분이 좋았다. 돈만 받고 음식은 모자에게 가져다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꽁돈이 생긴 거다. 아주 즐거웠다. 모자도 기분이 좋았다. 아들은 먹고 싶던 짜장면을 먹어서 좋았고 엄마는 점심 때 한 끼 1일 1식을 첫날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었다. 모두에게 좋은 하루였다.
그는 평생을 바이올린에 바쳤다. 그의 명성은 그의 의도와 관계없이 높아졌다. 그는 그저 활을 쥔 손으로 현을 어루만지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 어느덧 그의 의도와 큰 관계없이 그는 선생이 되었고, 제자도 생겼다. 그는 그저 누군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봐주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의 제자 중 하나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 사람들이 몰려와 그에게 손가락질하며 욕했다. 제자의 죄가 곧 선생의 죄라며. 그는 아무런 변명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바이올린을 켰다. 그에게 항의하러 몰려온 사람들은 이내 그의 바이올린을 빼앗았다. 그의 손가락을 짓밟아 부수고 마구 때렸다. 얻어맞은 그가 움직이지 않자 사람들은 떠났다. 그는 그렇게 바닥에서 꿈틀거리며 바이올린을 향해 기어가다 심장..
촛불혁명으로 다시 태어난 현재의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2050년 마침내 선진국 위의 선진국, 초월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연일 뉴스에는 세계 지도자들의 대한민국 찬양만이 보도됐다. 확인할 길은 없었다. 언론사는 초월선진언론사 하나뿐이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것만 봐야하는 법이 제정돼 있다. 초월선진국민답게 여론조사로 결정한 일이다. 법은 늘 그렇게 제정됐다. 국민들이 청원하면 여론조사 후에 법이 결정됐다. 민의를 반영한 진정 정의롭고 민주적인 방식이었다. 모두가 평등하고 전문가인 초월선진국은 그렇게 탄생했다.진태는 그러한 초월선진 대한민국의 서릿발 같은 법에 의해 내일 사형 당한다.그의 죄명은 '과반이 찬성한 여론조사에 반대한 죄'였다.진태와 같은 죄를 지은 50만명이 처형당했다.2050 초월선진대한민국, 전체..
악마가 만년 백수, 알바 인생 용태에게 말했다."네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단, 넌 죽으면 내게 영혼을 줘야 한다. 어쩔래?"용태가 곧바로 답했다."콜."악마가 소원이 뭐냐고 묻자 용태가 말했다."로또 20회 연속 당첨이요."악마는 "오케이. 이루어졌다." 고 답했다.용태는 20회 연속 로또에 당첨됐다. 그렇게 평생 황금밥상에 밥 차려먹고 황금변기에 똥싸고 지폐로 똥 존나게 닦으면서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150세 되던 해 임종에 들어 죽음을 앞둔 용태는 두려운 한편 후회없이 살았으니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악마가 나타났다. 씩 웃으며 영혼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계약서를 내밀었다. 용태는 눈을 감고 그러라고 했다. 잠시 후. 용태가 숨을 거두었다.그리고......... 이내 악마가 당..
마을 A는 부를 독식하는 부자를 전부 죽여야 된다고 했다. 마을 B는 부자라면 무조건 똥꾸멍을 빨며 아부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부자들은 전부 B마을로 몰렸다. 그런데 부자들이 전부 똥꾸멍 빨리러 B마을로 가자 A마을엔 이제 가난뱅이 뿐이었는데, 그 중 그나마 제일 돈 많은 병태가 부자 소리를 듣게 됐다. A마을에서 부자는 전부 죽여야 한다. 그렇게 병태가 목 매달려 죽었다. 그러자 그 다음 돈 많은 진태는 걸음아 날 살려라 B마을로 도망갔다. 그리곤 진짜 부자들 똥꾸멍을 빨며 목숨을 부지했다. 그렇게 A마을에는 제일 가난하여 동냥질만 하며 겨우 먹고 살던 거지만 하나 남았다. 텅 빈 마을에서 거지는 동냥질 할 사람도 없어 결국 굶어 죽었다. B마을 최고부자 빌리는 똥구멍을 존나게 빨려 너무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