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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회사에 가기 싫어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인스타그램에서 감동적인 글귀를 본 A, 그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거울을 보며 말했다. “넌 좋은 사람이야. 멋있어. 네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질 않아.” A는 확실히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걸 느꼈다. 역시 갬성글이 최고다. A는 그렇게 기분 좋게 출근했다. 여느 때처럼 어리버리한 신입의 귓방맹이를 후려치며 욕을 했고, 여직원에게 추파를 던졌다. 평소보다 타격감도 좋고 여직원도 반쯤 넘어온 것 같았다. 과연 사실이었다. “난 좋은 사람이야.”
대한민국은 마침내 전세계로부터 매춘, 음란물 청정국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인은 그런 대한민국을 선비국이라 칭송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국인들은 세계 어딜 가든 ‘선비’라 불리며 존경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한 선비 하나가 일본 한 호텔에서 일본야동을 보며 딸딸이를 치는 것이 알려져 현지뉴스에 대서특필 됐다. 대한민국에서는 즉시 성명을 내고 일본 측에서 선비국에 흠집을 내려 시도한 거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일본에서는 딸친 남자 A의 고백을 증거로 제시했다. “딸딸이 쳤습니다. 선비지만 딸딸이 쳤습니다. 선비이기 이전에 인간이니까요.” 대한민국은 A의 국적을 박탈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선비국으로 남을 수 있었고, A 또한 그날로 마음 놓고 딸딸이를 칠 수 있게 됐다.
제 뇌내망상을 진리로 여기는 G가 있었다. G는 똥이 건강에 좋다는 뇌피셜을 토대로 가끔 똥을 집어먹다가 깨달았다."어 씨발, 맨날 똥만 먹으면 굶어죽을 일은 없잖아? 먹고 싸고 먹고 싸면 되니까!"그렇게 뇌피셜로 결론을 내린 G는 삼시세끼 똥만 퍼먹기 시작했다. 얼마 뒤부터 G는 시름시름 앓았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되었다. G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여러분 저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인류의 운명을 뒤바꿔 놓을 대사입니다."그간 G를 병신취급하던 사람들도 G가 곧 죽을 목숨인지라 귀를 기울였다. G가 말했다."모두 똥을 드세요. 그럼 굶어죽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G가 숨을 거두었다. G의 사인은 똥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