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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오늘의 병크 카테고리 만들고 딱히 눈에 띄는 게 없었는데 드디어 오늘의 병크에 등극할 만한 기사와 댓글의 절묘한 콜라보가 이루어졌다. 와 진짜 박수를 쳐주고 싶을만큼 병신같다. 시가총액 오른 것과 이세돌이 받은 대전료를 수평선 상에 두고 비교하는 기사도 존나 어이가 없는데 댓글은 거기에 한술 더 뜨고 있다. 거기다 추천수가 277개나 박혔다. 베플등극~ 얼마나 머릿 속에 단순한 돈놓고 돈먹기 밖에 없으면 저런 사고가 가능할까? 뭐 그래 백번 양보해서 저거보고 병신이라 생각한 나도 병신이라 치자 저 말이 맞다 치자. 재주는 이세돌이 부리고 돈을 구글이 다 먹었다 치자. 그렇다 쳐도 이미 경기 전에 우승상금과 대전료에 대한 계약서를 검토하고 서명해 공식승인 된 경기이고, 정작 당사자인 이세돌은 무념무상인데 ..
복싱 전도글나는 복싱을 200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제일 길게 쉬었던 게 두 달 정도 인 거 같다. 하여간 엄청 꾸준히 해오고 있다. 요즘에도 1주일에 최하 3번은 간다. 좀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대단한 전적은 없고 앞으로도 시합같은 거 나갈 생각은 없다. 프로자격증도 관심없다. 그렇다고 긴 세월 허송세월 보낸 건 아니다. 적어도 관장님, 체육관 선수들하고 가끔 스파링 상대해줄 정도는 된다. 물론 선수급은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나 복싱 잘한다가 아니다. 어정쩡한 상태지만 이렇게 오래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다. 그 원동력 중 가장 강력한 건 복싱은 아주 재미있다는 거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실력과 ..
고전명작으로 꼽히는 멋진 신세계는 종종 1984와도 비견되곤 하는데 둘 모두 미래를 암울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은 같다. 아무튼 그만큼 명문도 즐비한데 그 중 하나 뽑아본다. 주인공 버나드는 야만인 보존구역에서 데려온 존을 팔아 전과 달리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지만 어느 날, 그토록 부르기 힘들다는 인사인 찬미합창단장까지 초대한 파티에서 존이 모습을 보이길 거부하는 바람에 욕을 처먹는다. 버나드는 내심 자신이 진짜 앙심을 품어야할 상대는 찬미합창단장 같은 인간들이란 걸 알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있고 진정 마음이 통하는 친구 존에게 어떻게든 복수를 하려 한다. 병신같이. 여기서 나온 올더스 헉슬리의 명문. "친구라는 것은 때로는, 우리들이 적에 대하여 형벌을 가하려고 ..
데이빗 르뮤가 원래 지난 주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메인이벤트로 열렸어야 할 경기를 계체량 실패로 취소하고 말았단다. 계약체중 163파운드인데 165.6파운드 찍었단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계체량 실패라니 이거 정말 앞으로 더 막장테크 타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 만날 체중때매 삐걱거리던 차베스 주니어 생각도 나고-_- 안타까운 일이다. 미들급의 챔프들이 다들 개뻘소리나 하면서 요리조리 도망다니는 반면, 호기롭게 골로프킨과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을 펼쳤고, 라운드 내내 이어지는 무쇠빠따에 결국 GG를 쳤지만 끝까지 퐈이팅 넘치게 잘 싸워줬던 데이빗 르뮤였던지라 내심 앞으로 잘 되길 응원했었다. 그런데 복귀전이 저런 식으로 취소되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도 한때 호야의 총애를 받는 라이징 스타였는데 ..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단순히 학문이론서라기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식있고 믿을 만한 자의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고 한번 쯤은 읽어볼 만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읽다보면 어잌후!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심지어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시켜 현재 좆tothe망을 향해 가고 있는 엘리트 예술(문학, 미술 다 포함)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거기서 따온 오늘의 명문! "20세기 엘리트 예술과 비평의 지배적 이론들은 인간 본성을 호전적으로 부정하면서 출발했다. 그것이 남긴 첫 번째 유산은 추하고 혼란스럽고 모욕적인 예술이고, 두 번째 유산은 위선적이고 난해한 학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놀라워한다." 존나 속이 시원하다...
얼마 전 '귀향'이란 아주 뜻깊은 영화가 개봉을 했고 영화에 대한 평이 갈리는 상황에서 영화에 대한 의도치 않은 신격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좀 놀랐다. 물론 일부라고 믿는다. 영화를 신격화 한다는 것의 의미는 영화에 대해 무조건적인 맹신과 굳은 잣대를 적용하며 영화에 대해 일절 비난 혹은 비판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귀향'과 같은 '뜻깊은' 영화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든다. 신격화는 늘 일방통행이다. 즉 신성화한 대상에 대한 비난 아닌 비판마저도 신성모독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표류하게 된다. 적어도 내가 본 비판글 중 귀향의 '뜻깊음'을 폄훼하는 의도가 있는 글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영화의 전반적인 품질..
강남 길거리 지나가다 충동구매한 러시아 단편 걸작선에 실려 있던 막심 고리끼의 단편 스물 여섯 사내와 한 처녀를 읽고 나는 일종의 컬쳐충격을 받고 순식간에 막심 고리끼의 빠돌이가 되어 그의 소설을 줄줄이 찾아보기에 이른다. 제빵소에서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프레즐을 굽는 스물 여섯의 인부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 압권인데 내 심금을 울린 부분은 바로바로- -말할 것을 죄다 말해 버린 사람에게 침묵이란 무시무시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할 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침묵은 간단하고도 쉬운 일이다.- 캬! 이번 명문은 전과 달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나의 직관이 졸라 멋지다고 울부짓는다. 고된 노동 속에 감각이 무뎌져 말을 잃은 노예들의 푸념과도 같지만 언중유골..
미리 말해두지만 19금임. 다사다난한 삶 속에서 곱씹은 사상과 철학의 남다른 통찰과 깊이가 있어 단순개변태또라이로 치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우리 사드 선생의 명저 악덕의 번영 중 발췌. 대도 테스타 보르자의 과거 이야기 중 그가 카타리나 여제에 의해 유배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또 죽이 맞는 악당을 만나 똘똘 뭉쳐 악행을 담합하던 중, 한 아이가 아버지의 심부름을 위해 찾아온다. 이 악당들은 소년에게 욕을 보이고 먹어 치우더니 보르도밀이란 놈이 한마디 한다. "살인죄란 걸 만들었으면 고기를 먹는 습관도 금지했어야지.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정신으로 돼지를 도살하여 먹는 것엔 어떤 죄악도 인정하지 않는 인간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죽이는 일은 가장 큰 악이라고 믿거든. 이게 내가 진저리나게 혐오하는 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