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이노우에 나오야 vs 라몬 카데나스 경기 리뷰 본문
복싱의 새로운 성지 T-Mobile Arena, Las Vegas에서 지난 5월4일 열린 이노우에 나오야 vs 라몬 카데나스 라이트페더 통합타이틀전.
쒸발 방금 봤다. 후기 짧게 쓴다. 야이 씨바 존나 흥분된다. 이노우에 나오야가 또 보여줬다. 또 복싱이 대체 뭐하는 스포츠인지 왜 재미있는 것인지 왜 심장이 뜨겁게 하는지 전 세계인의 눈구녕에 확실히 처박아줬다.
바로 이게 슈퍼스타다. 슈퍼스타란 이런 거다. 병신같이 무패 자랑하고 승수 쌓으면서 링 위에서 술래잡기 짤짤이하는 씨발럼들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존나 개꿀잼 명경기가 또 하나 나왔다. 지난 노니토 도네어 1차전에 이어 이번 경기도 충분히 올해의 매치로 선정될 자격이 있다.
나오야가 초반부터 그 특유의 테크닉, 거리로 분명한 주도권을 쥐고 시작된 경기, 좆꿀잼의 시작은 2라운드부터 펼쳐진다. 나오야가 불시에 터진 카데나스의 카운터 레프트 훅에 다운을 당한 것. 야 씨발 존나 놀랬다. 상황은 나오야의 토끼몰이, 연달아 콤비네이션을 적중 시키며 물러서는 상대를 쫓아가며 펀치를 이어가던 그 찰나지간 불시에 튀어나온 레프트 훅에 그대로 턱을 맞고 자빠진 거다.
이거 존나 위험한 펀치인 게 제대로 힘이 실렸으면 씨발 걍 실신할 수도 있겠다-싶을 정도로 타이밍과 그 타점이 정확했다. 물론 카데나스도 제대로 힘을 싣기는 어려웠던데 말했듯이 토끼몰이를 당하던 상황, 즉 본인도 풀파워로 칠 수 없는 이동 상황이었단 거지만. 아무튼 근데 이게 존나 놀랍고 재밌는 게 지난 루이스 네리 전에서 나왔던 다운과 정확히 똑같은 상황, 주먹에 터졌다는 거.
거의 복붙 수준 ㅋㅋ
여기서 확실하게 아! 생각이 든 거는 내가 누누이 존나 개쩐다고 전 세계 원탑수준이라 했던 나오야의 거리를 좁히고 제대로된 한방을 먹일 수 있는 상황 = 역시 나오야가 나 때릴라고 쫓아오는 상황-뿐이라는 거다. 나오야와 동일한 클라스가 아니면 내 스텝, 내 공격으로 넉다운 펀치를 내긴 어렵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나오야가 씨발 나 때릴라고 거리 좁혔을 그 타이밍 뿐인 거다. 거기에 플러스 그 상황에서 오른손 가드 부실!
네리에 이어 카데나스가 그걸 보여줬다. 그렇다면 이건 어찌보면 나오야 파훼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단 건데, 글쎄 똑같은 걸 세 번 당할 정도로 고만고만한 파이터가 아니라서 이런 장면이 어쩜 이게 마지막이 아닐지 싶다.말했듯이 이 타이밍에 실신 정도 시킬 펀치를 내기도 어렵고 나오야도 더 방어가 단단해질 테니까. 이후로도 카데나스가 비슷한 상황에서 계속 존나 타이밍 좋게 주먹을 냈지만, 첫 다운 이후로는 정타가 들어가질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말하니까 이후로는 걍 나오야가 줘팼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근데 그건 또 그렇지가 않다. 카데나스가 생각보다 훨씬 더 견고하고 단단하게 잘 버티고 잘 싸웠다.안타깝지만 김예준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카데나스는 나오야가 위 아래 골고루 갈겨도 가드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거나 부실해지지 않았다. 맷집도 진심 미친 게 나오야 정타가 보디니 얼굴에 몇 방이 꽂히는 걸 봤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회복하고 카운터를 냈다.
그야말로 내가 바라마지않는 바람직한 창과 방패의 경기였다. 지난 번에 내가 존나게 씹었던 폴 버틀러 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였다. 창과 방패일지언정 마냥 창만은 아니요, 마냥 방패만은 아닌, 치열한 수싸움 속에 주먹 낼 땐 제대로 내고 방어할 땐 또 제대로 방어하는 그런 경기. 아 쓰다보니 나오야 칭찬이 아니라 씨발 카데나스 칭찬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상대가 존나 중요하긴 하다. 다시 말하지만 슈퍼스타의 필수 조건은 승수나 무패 전적이 아니다. 내용이 꼭찬 명경기의 갯수다. 또한 그런 경기의 필수조건은 상대가 누구냐, 어떻게 싸웠냐다. 그런 의미에서 카데나스 존나 개쩔었다. 잘 싸웠다. 잠깐이지만 나오야를 눕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근데 그 한 방이 2라운드 이후 터지지 않은게 문제였지만.
아무튼 7라운드 다운, 그리고 8라운드에 이어진 나오야의 토끼몰이 연타를 심판이 말리면서 경기는 나오야의 승리로 스무스하게 마무리. 이거에 불만 있는 복싱팬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냐면 카데나스도 항의했고 내가 보기에도 더 싸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7라운드의 다운 상황을 복기해보면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도 카데나스는 바로 자빠지지 않고 계속 주먹을 연달아 얻어맞다가 다리가 풀리며 주저앉았다. 그것도 아주 센 주먹이 아니라 밀어친 라이트에 다운. 즉 한 방 KO가 아니라 데미지가 차곡차곡 누적되면서 그걸로 다운까지 됐다는 건데, 이게 한 방KO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8라운드 때 비슷한 상황에서 안 말리면 또 그렇게 다운되고, 또 데미지 누적시키고 그러면서 카데나스라는 굉장히 좋은 선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부상을 입힐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즉 잘 말렸다고 본다.
이 경기 진심 간만에 심장 떨리고 존나 흥분되는 개꿀잼 경기였다. 다시 한 번 이노우에 나오야는 복싱계 전세계원탑 슈퍼스타임을 증명해냈다. 다음 경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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