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한국 대중문화의 수준. 본문

잡설

한국 대중문화의 수준.

TripleGGG 2016. 9. 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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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의 수준이란 말이 딱히 어떤 우열을 가리고, 비하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그냥 한 번 생각해본 거다. 결론부터 뱉고 시작한다. 앞서 밝혔듯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애당초 대중문화, 소비되는 창작물, 콘텐츠들이 가지는 각자의 개성과 상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수준이 높다 혹은 낮다-는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겠다. 대신 한국 대중문화의 메인스트림을 이루고 있는 것이 어떤 연령대를 지향하는지 표현해보겠다.


한국 대중문화의 수준은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에게 최적화 되어있다.”


유아,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조금 발전하면 소수 대학생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한국 대중문화의 수준을 대변하는 계층은 중고생 정도가 되겠다.



예외는 차치하고, 우선 말하자면 이들이 주로 소비하는 문화는 매우 단편적이며 소모적이다. 중고생을 비하하자는 게 아니다.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아이들은 절대적으로 살아온 시간과 경험의 부족, 학업이라는 정규교육 속에 내재된 한정된 정보 속에 있기 때문에 성인만한 이해력과 배경지식을 갖추기 힘들다. 때문에 그들이 소비하는 창작물들 역시 깊은 이해와 배경지식 따위가 불필요한 것들 위주로 몰리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주요 지향계층이 미성년인 만큼,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는 깊은 이해와 배경지식 따위가 불필요한 단편적이고 감성적인 것들이 다수가 된다. 허술한 개연성은 쉽게 무마되고, 얄팍한 설정도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다. 드라마를 예로 들자면 그냥 멋진 대사 한 마디, 멋진 배우, 멋진 장면에 집중한 드라마가 인기 있는 드라마가 된다.


그럼 한국의 성인들은 뭐하냐고? 한국의 성인들은 존나 먹고 살기 바쁘다. 기본적으로 어떤 문화를 취사선택하여 소비하는 것은 잉여시간이 필수적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한국의 성인들은 그런 정도의 잉여시간이 없다. 그런 잉여시간이 있는 성인은 한국에서 볼 것이 없다며 양질의 미국드라마를 보고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외국 소설을 읽는다.


즉 국내에서 좀 팔리는 것을 하자면 어쩔 수가 없다. 실상 창작이라 할 수 없는 특정 공식에 끼워 맞춘 어디서 본 듯한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을 소비해주는 주요 계층은 미성년자가 되고, 그나마 잉여시간이 남는 성인은 국내에선 볼 것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리고 그런 성인은 매우 소수다.


대부분은 딱히 남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주구장창 TV에서 틀어주는 것을 보고, 남들이 보는 요즘 인기 있다는 영화를 본다. 베스트셀러를 읽고, 베스트 웹툰을 본다. 내 취향,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시간이 없다.


오로지 학창시절에만 그나마 그런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순수하게 매달릴 수 있다.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나는 이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역시 넓은 시각에서 보자면 분명 하나의 개성이자 취향이라 할 수 있다.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먹히는 것도 그렇다. 중국인들의 문화적 수준이 비슷한 지점을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고생-미성년자 정도. 국가에서 검열을 하는 나라의 문화수준이 결코 성인을 지향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 된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뭐 중국이 원체 대국이니 시장이 작아질 순 있어도 사라지진 않으리라 본다.


문제는 한국 시장에서 볼 것, 읽을 것을 좀처럼 찾을 수 없는 성인들이라 할 수 있다. 더하여 진짜 창작을 하지 않게 된 창작자들일 것이다. 결국 돈은 벌겠지만, 더 이상 진짜작품은 나오기 매우 힘든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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