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잡설 (184)
<복덕방>
우선 사람들이 도통 독서를 안하는 이유부터 시작해보자.일단 한 가지, 사람들이 책을 보지 않는 것은, 독서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거다. 활자물보다 훨씬 접근성이 우월하고 월등한 시청각물들이 현대에는 그야말로 넘쳐나서 주체를 못할 지경이다. 영화, 웹툰, 각종 SNS에 웹동영상까지 하여간 뭐 끝도 없다. 자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활자물의 시대는 이대로 종말인가? (종이책이 아닌 E북도 있지만, 알다시피 종이책 보는 사람이 E북도 본다. 그냥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결론을 말하자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활자물의 종말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활자물, 글로 접하는 매체는 어쨌거나 다른 시청각 매체와는 확연히 다른 기관을 이용할수록 재미와 쾌락을 느끼는 확연히 다른 매체다. 그 어떤..
별 기대하지 않고 가서 봤다. 기본적으로 나는 국내에서 제작되는 역사 관련 컨텐츠는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소위 '국뽕' 정서를 도무지 봐주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이 야릇한 우월감으로 싸구려 자부심을 돋우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그것이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 연장선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극혐한다. 아무튼 그건 개인취향이니까 각설하고, 이런 이유로 소설, 영화 뭐든 나는 역사 관련된 건 좀 피해왔다.덕분에 지금까지 김훈이라는 작가의 작품 또한 접하지 못했다. 그 또한 역사를 소재로 다루기 때문이었다. 허나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나는 나의 편협하기 그지없는 편견을 탓해야 했다. 그렇다. 은 씨발 존나게 훌륭한 영화였고, 영화는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옮..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또 보도되었다. 부산 사하구의 중학교 3학년 여학생 두 명이 후배 하나를 무차별 구타했다. 폭행에는 철재자재와 칼까지 사용됐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사건이 공론화되고 퍼져나간 것이 다름 아닌 폭행가해자가 직접 저렇게 자신의 선배에게 사진을 공유한 때문인 것이다.분명 또 이에 관해 인성교육에 관한 이야기, 자식을 제대로 못 키운 부모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사건을 보며 교육이나 부모의 자식통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첫째 폭력의 도가 지나치다. 상처의 크고 작음과 상관 없이 피해자의 몸은 온통 피칠갑이 되어 있다.둘째 메세지가 오간 것을 보면 가해자는 피해자의 안위나 사건의 심각성보다 자신의 안위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이..
소녀상 좀 설치했다고 떠들어대는 걸 보면 참 얘네 왜 이러나 싶다. 정말 끝까지 부인하고 부정하면 실제로 있었던 일이 사라진다고 믿기라도 하는 모양이다.물론 나는 일본에 대한, 역사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필요 이상의 반감, 폭력적 복수 따위를 운운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은 극혐하는 사람이지만, 일본의 저런 짓거리를 보고 있자면 참 그런 반감들이 생겨날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지금은 폭력과 전쟁의 언어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일본이 자꾸 자위대의 활용범위를 넓히려는 수작도 그런 의미에서 존나 이해가 안 간다. 다시는 과거의 영광 따위는 없는데 자꾸 거기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일본이 정신이 똑바로 박혔으면 위안부 문제가 이렇게 불거졌으면 지들이 나서서 사과도 하고, 배상도 하고, 소녀상도 일본..
WOW! 참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과연 명문대 나온 엘리트 코스를 밟아 주류언론에서 한 자리 하는 놈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다.나름 사회주류층, 지도층, 엘리트계층이랍시고 평소 대가리 꼿꼿하게 펴고 갑질이 일상인 어르신들이 삼성 사장에게 문자 보낼 땐 진짜 확실한 저자세! 아니 저자세란 단어로는 부족하다.당장 간이고 쓸개고 빼줄 애널써커마인드! 언제든 말씀만 하시면 회음부에서 항문을 지나 척추 끝까지 싹싹 핥고 똥가루라도 떨어지면 낼름 받아먹겠습니다~ 하는 마음가짐이 실로 뚜렷히 보였다.너무도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돈 벌어서 배때지에 기름칠 하기 위해! 저 자존심이고 가치관이고 철학이고 나발이고 개나 줘버린 천박하기 그지 없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와도 같은 저 ..
오늘 뉴스에 초등학생 살인사건 난 마을에서 또 초등생 흉기위협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중학생이다. 여기 댓글 보니까 그 마을에 어른들 잘못이라는 둥, 부모 탓이라는 둥, 심지어 아이들 잘못의 90%가 부모 탓이라는 댓글이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었다. 내가 전에도 강조했던 내용이다. 이거 개소리다. 부모가 잘 가르치면 자식이 잘 크고, 부모가 못 가르치면 자식이 개새끼가 된다는 거 그거 말이다. 매우 가부장적이고 전형적인 빨갱이전체주의식 사고방식이다. 자식이 부모가 갈고 닦아 만드는 지점토라는 생각 말이다. 이거 존나 거의 맹독에 가까울 정도로 악질적 사고방식인데 여전히 그런 사고가 사회전반에 팽배한 것 같다. 물론 부모의 역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개념이고, 책임의 영역에 있는..
무식은 죄가 아니라지만, 그걸 억지로 드러내는 건 때때로 조롱거리 혹은 죄가 될 수 있고, 그 중에서도 세상에 최악의 무식이 있다면 남들에게 해를 끼치는 무식이다.소위 안아키,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라는 집단이 그렇다. 각종 약물처방 거부는 물론이요, 자연면역력을 길러준답시고 심지어 '백신', '예방접종' 마저도 거부했단다.진짜 무식해도 씨발 어느 정도껏 무식해야지, 이건 진짜 인류 최악의 무식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만한 무식이다. 지금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올라가고 어지간한 병 걸려도 이겨내는 것은 사람들이 자연속에 적응해서 강해진 것이 아니라 공중보건의 발달 덕분이다. 위생, 청결, 그리고 의학이 마지막에 기여한 백신, 예방접종이 그것이다. 그 전까지, 그러니까 안아키라는 집단이 추구하는 그 씨..
오늘의 명문, 쇼펜하우어의 글 중 옹졸한 인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옹졸한 인간이란 쇼펜하우어 시절 말하던 오성, 즉 직관적 인지학습능력, 결과를 보고 즉각적으로 원인을 유추하는 동물과 인간이 가진 매우 기본적인 능력이 부족하여 모든 일에 '이성'만을 사용한 나머지 바보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 거기에 딱 들어맞는 예를 발견했다.70대 버스 기사가 잔돈이 없으니 뒷차를 이용하라는 말에 격분한 한 남자가 버스 기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그 기사에 관한 댓글을 한 번 보길 바란다.폭행한 가해자와 얻어맞은 피해자가 빤히 존재하는데 뜬금없이 '전적'인 잘못이 버스회사에 있다고 걸고 넘어진다. 저 글을 쓴 자와 추천을 누른 이들은 마치 이것이 사건의 본질인 냥 자신의 통찰인냥 자만하고 있을 수 있겠지만,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