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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오랜만인 거 같다. 이렇게 1라운드에 끝난 경기가 말이다. 꽤 충격적인 결과다. 퀼린이 제이콥스에게 TKO패 했다. WBA 미들급 챔프 타이틀은 제이콥스가 유지하게 됐다. 시작부터 매섭게 달려드는 제이콥스에게 몰리더니 결국 이 사단이 났다. 사실 둘 다 내 관심 밖의 선수이긴 하나 피터 퀼린의 경우 골로프킨과의 대전이 몇 번 거론되던지라 지켜보고는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패배해서야 앞으로 골로프킨과 경기 할 일은 없게 되었다. 골로프킨과의 경기보단 제이콥스에게 리벤지 하는 것이 더 시급해보인다. 매서운 제이콥스의 라이트가 정확하게 퀼린의 관자놀이에 꽂혔고 퀼린은 순간적으로 다리가 풀리며 뒷걸음질쳤다. 심판이 순간적으로 둘 사이에 끼어들었으나 퀼린은 무릎을 꿇지 않았다. 때문에 심판이 순간 멈칫했찌만 퀼린..
이종격투기(UFC)와 복싱을 굳이 비교하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둘 다 좋아한다. 이종격투기도 예전 프라이드 때부터 봐왔다. 물론 당연히 블로그에 공들여 글을 쓸 정도로 복싱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유는 매우 명확하다. 나는 이종격투기든 복싱이든 최고의 선수, 누구나 인정하는 경지에 오른 선수들을 좋아한다. 보통사람은 도달할 수 없는 그런 경지에 오른 자들이 극한의 신체능력을 겨루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그런데 절정에 오른 이종격투기 선수들보다 절정에 오른 복싱선수의 수준이 더 높다. 그래서 복싱을 더 좋아한다.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탑복서가 탑이종격투가보다 돈을 수십 배 더 받는 다는 것으로 선수들의 수준을 논하고 싶진 않다. 물론 경제논리로도 얼마든지 복싱선수의 수준이 더욱 올라갈 수밖에..
시원한 빠따질 한 번 제대로 보고싶어서 골로프킨 르뮤전을 다시 보니 8라운드 경기 끝내기 전까지 내내 심판 표정이 압권이다. 7라운드 닥터 체크 이후로 르뮤 얼굴을 계속 살핀다. 걱정가득 르뮤보다 더 아파보이는 표정 당장이라도 뜯어말리고 싶은 표정 종료공을 르뮤보다 더 초조하게 기다리는 표정 8라운드 결국 뜯어말리고 경기 끝- 르뮤는 더 싸울 수 있다고 했고, 너무 빨리 말렸다는 팬들의 성화도 있었지만 전에도 언급했듯 내가 보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타이밍에 말릴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코뼈 골절된 거 같던데, 코에서 피는 계속 흐르고 르뮤 눈이 반쯤 풀려 있었다. 다시 보니 르뮤는 할 만큼 했다. 싸울 만큼 싸웠다. 아니 잘 싸웠다. 다만 안타깝게도 상대가 골로프킨이었을 뿐이었다.
예상대로 카넬로가 무난하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했다.오메 안타까운 거 ㅠ 경기 내내 코토의 스텝은 경쾌했고 몸도 가벼워보였다. 콤비네이션도 여전히 화려하고 정확했다. 그러나 카넬로의 방어를 뚫고 데미지를 입히기엔 힘도 스피드도 약간 부족했다. 빠르고 묵직한 잽이 인상깊었지만 큰 데미지를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당일 리게인된 카넬로의 몸집은 유난히 더 커보였다. 거의 슈퍼미들로 봐도 될 정도였다. 더 크고 더 젊은 카넬로가 늙고 작은 코토를 이겼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경기가 예상하기 힘든 경기였던 것은 코토가 언제나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돈웨다처럼 무패의 전적은 아니나 코토의 경기는 언제나 박진감 넘치고 드..
전세계 팬들이 기다려온 바로 그 경기가 이제 고작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웰터에서 월장한 뒤 오히려 물만난 물고기처럼 날라다니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구엘 코토와 진정한 차세대 슈퍼스타 아니 이미 어린 나이에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라 앞날을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는 사울 '까넬로' 알바레즈! 둘의 매치는 코토가 미들급에 올라와 서지오 마르티네즈를 황천길로 보냈을 때부터 회자되었더랬다. 세계 복싱팬들이 목을 빼고 이 둘의 경기를 기다려온 것은 물론 둘 다 이미 흥행력과 실력을 검증받은 슈퍼스타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존나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코토는 물론 알바레즈도 깡다구와 저돌성 면에서는 서로 양보하기 힘든 상성을 지니고 있으며 둘다 적당한 인아웃을 구사하는 하이테..
앞서 평한 브래들리오스 전의 언더카드로 바실 로마첸코와 로물로 코아시차의 경기가 있었는데 그걸 이제야 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로마첸코의 10라운드 KO승인데 이 경기 내용이 거의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물론 코아시차가 WBO 페더급 챔프인 로마첸코의 상대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지만 로마첸코가 프로 데뷔 고작 5번째 경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경기는 한마디로 '개쩔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실력만큼 외모도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 로마첸코는 코아시차를 거의 복싱강습 수준으로 일방적으로 두들겼다. 로마첸코는 그야말로 하이레벨의 복싱 테크닉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2라운드까지 탐색전이 끝나고 3라운드부터 토끼몰이 하듯 코아시차를 압박하며 몰아치기 시작했다. 코아시차도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어느새 몰려 연타에..
우리는 몇몇 위대한 복서를 알고 있다. 무하마드 알리나 슈거 레이 로빈슨, 로베르토 듀란, 마빈 헤글러, 마이크 타이슨, 오스카 델 라 호야, 그리고 매니 파퀴아오. 그러나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다시 태어나 복싱 커리어를 처음부터 쌓아올리지 않는 이상 위대한 복서의 전당에 올라올 수 없다. 아니 올라와서는 안 된다. 난 사실 이 글도 무용하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인 복싱팬이라면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위대한 복서라는 표현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단 것을 다들 인지하고 있을 터다. 걍 내가 쓰고 싶어서 쓴다.플로이드 메이웨더의 디펜스 테크닉과 비지니스 능력, 똑똑하단 사실은 나 역시 그리고 수많은 복싱팬 역시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왜 위대한 복서가 되지 못하는가? 혹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현존하는 복..
예상을 그리 멀리 벗어나진 않았다. 예상대로 리오스는 단조로운 경기진행을 보여주었다. 가드 올리고 앞으로 전진 그리고 전진을 거듭하며 어쩌다 붙으면 매우 단조로운 콤비네이션을 이어갔고, 브래들리는 링을 넓게 쓰고 방어 위주의 경기운영을 하면서 틈을 보아 공격을 퍼부었다. 평소보다 좀 더 경쾌하긴 했던 것 같지만 이 또한 기존의 브래들리와 사실 크게 다를 것 없다고 본다. 리오스가 주먹 좀 낼라 치면 브래들리의 클린치에 막히고 반격에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리오스는 브래들리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 결국 9라운드까지 이렇다 할 공격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이리저리 두들겨 맞았다. 자 여기서 예상을 빗나간 최대의 이변- 놀랍게도 물펀치 흑둘리로 조롱당하던 브래들리가 강인한 맷집으로 좀비라 불리던 리오스를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