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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이제보니 오늘의 명문에 올린 포스팅 중, 스티븐 핑커님 저서에서 따온 말이 제일 많다. 그만큼 몇 번이나 읽고 씹고 맛보고 즐기고 싶은 명문이 존나 많은 명저라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오늘은 핑커님의 아주 유명한 빈 서판의 한 구절을 따온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이 쓰고, 쓰고 싶은 말이다. 스티븐 핑커님이 하버드 대학원 시절, 인공지능과 컴퓨터 인지모델을 비판한 한 교수의 책을 읽고 난 뒤 우려와 함께 남긴 한 줄 평이다. 존나 촌철살인이라 내 머리에 기냥 다이렉트로 쑤셔박혔다. "논리는 짧고 신성함은 길었다." 캬! 대박이다. 저것도 모자라 핑커님은 책의 몇 부분을 인용했는데, 컴퓨터 신경계에 관해 교수는 일말의 논리도 없이 그저 음란하다느니 문명인의 마음에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는 둥의 원색적 비..
오늘의 명문은 전과 달리 좀 독특하게 두 거장이 서로 다른 시각에서 짧은 인간의 삶, 인생무상에 대해 작품 속에서 논한 것을 풀어본다. 어쩌다 도연명 시를 봤는데 사드의 소설 구절과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고 있더라.ㅋㅋㅋ 먼저 사드의 악덕의 번영에서, 쥘리에뜨의 나폴리 순례 중 루클루스의 집터를 구경하며 쥘리에뜨가 곱씹는다. 죽음의 여신이 손에 든 커다란 낫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선인이든 악인이든 모조리 싹둑 베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주 잠깐 머무를 뿐인 인생길은 되도록 꽃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죽음의 여신이 우리의 목숨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동안엔 행복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도록 명심해야 한다. 다음, 사드와 달리 고풍스런 삶을 산 도연명의 시, 돌아가리라 中. 모든..
풍자와 해학이 뭔지 보여주는 아주 유명한! 심지어 그의 이름과 작품명을 딴 옷 브랜드도 있는 18세기의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볼테르의 대표작 -깡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그냥 심심할 때 펼쳐보면 좋은 책이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다. 혹 대철학자의 명저라는 이야기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깡디드라는 이름의 낙관주의자, 청년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온갖 불행을 겪고, 벼라별 미친 개또라이들을 만나며 삶과 철학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다. 그런 깡디드의 엔딩부분 모험을 마친 깡디드가 끝까지 말이 존나게 많은 그의 철학선생 팡글로스의 개드립에 개소리 말고 밭이나 가꾸자고 한다. 그러자 팡글로스도 동의하며 에덴동산에 인간을 데려다놓은 게 그곳을 경작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거기서 끼어드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