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군 시절 부모님 관련 에피소드 본문
자대를 배치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모자 챙 존나 일자로 펴서 쓰고 고참들한테 아무 이유없이 씨발놈 소리 들으면서 낙엽이 날아와서 귀를 간질여도 이병 아무개! 존나 목 터져라 외치던 그런 빠싹 긴장 타던 때였다. 백일 휴가를 나가려면 아직 한 달쯤? 기다려야 했을 시기였던가? 아무튼 그때 이런 일이 있었다.
주말이었다. 존나 뺑이 치고 잠깐 내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당직서던 병장이 내게 와서 부모님이 오셨다고 했다. 나는 개얼빵하게 내 귀를 의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님이 내 안부가 너무 궁금해서 그냥 드라이브 하는 셈 치고 부대 근처나 한 번 가보자-하면서 왔다가 그냥 가기 뭣해서 치킨이랑 피자 따위를 사서 올려보내려고 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때 사람 좋았던 그 병장은 내게 어서 A급 군복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했다. 자기가 당직사령에게 잘 말해서 잠깐 면회를 시켜주겠다고. 물론 백일 휴가 전 면회는 금지되어 있지만. 나는 정말 존나 기뻐서 헐레벌떡 군복 갈아입고 씨발 뛰어나가려는데 어랍쇼?
당직사령이 커트했다고 다시 내무실에 가서 걸레질이나 하란다. 당시 당직사령은 존나 깐깐한 1중대 행보관.
와- 씨발 차라리 처음부터 막았으면 별 생각 없었을 텐데 나가려는데 저러니까 씨발 서러워서 눈물 나올라 하더라. 고작 백미터 거리도 안 되는 곳에 그리운 부모님이 있는데 이대로 그냥 보내야 하다니 존나 안타깝더라.
하지만 그게 원칙인 걸? 어쩔 수 없는 일인 걸? 나는 존나 서럽고 눈물 나지만 그냥 받아들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원칙에 깐깐한 씨발 국방부와 군대! 씨발 원칙 지킨다고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부모가 차몰고 와서 자식새끼 숨소리 한번 듣고 갈 수조차 없던 그런 군대가! 어떤 새끼들한테는 카톡 한 방에 휴가를 좌지우지하게 해준다네. 아니 씨발 그걸 넘어서서 그렇게 안 한 내 부모, 내가 개병신새끼라네.
이 씨발련놈들아. 이거 쉴드치는 새끼들 진짜 이 씨발 쳐돌았나 씨발 패죽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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