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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바실 로마첸코 vs 앤서니 크롤라 경기리뷰

TripleGGG 2019. 4. 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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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으로 12일 LA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바실 로마첸코 vs 앤서니 크롤라의 라이트급 통합타이틀전이 열렸다. 물론 로마첸코라면 무조건 빠는 리얼빠돌이로서 경기를 보긴 했는데, 사실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한때 WBA라이트급 챔프였으며, 리나레스와 2차전까지 갔던 전적이 있다고는 하나(물론 두번 다 패배) 현존 복서 최고의 넘사벽우주다개후드려뿌시는슈퍼테크니션의 상대로 34승 6패 13KO의 전적은 참으로 초라해보이지 않는가?

그렇다고 이 경기가 의미가 없다고는 볼 수는 없다. 쉬어가는 매치업으로 볼 수 있긴 하지만 그간 아랫체급에서와 달리 라이트급에서 크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서 팬들조차 '어어-씨바 이게 로마첸코의 한계인가?' 하는 의심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 따라서 이 경기는 현재 라이트급에서 3경기째인 로마첸코의 내츄럴 챔프로서의 적응도, 즉 전에도 가끔 쓴 표현인데 '이기는 거야 당연한데, 얼마나 압도적으로 두들겨 패서 이기느냐?'가 중요한 경기였다고 본다.

뚜껑이 열렸다.

1, 2라운드는 솔직히 탐색전 그 자체였다. 주먹이 도통 나오질 않았다. 잽으로 거리를 재면서 한 두발씩 던지는 수준인데 여기서 이미 토끼몰이를 당하기 시작하는 크롤라의 모습을 보니, 오래 못 가겠다 싶었다.

그리고 운명의 3라운드, 로마첸코가 완전히 탐색을 마친 듯 확실하게 기어를 올려서 나왔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주먹이 빈번하게 나오기 시작한다. 크롤라는 그냥 정신 못 차리고 링줄 타고 도망가는 것 이상의 액션은 없는 상태. 그러다 3라운드 말미에 링줄에 걸린 크롤라에게 로마첸코의 펀치가 한발, 두발 먹히기 시작, 가드는 올렸지만 반격할 여지는 없는 상태. 로마첸코의 원투훅훅세례가 이어지고, 결국 심판이 뛰어든다.

나는 씨발 심판이 말릴라고 뛰어들어온 줄 알았고, 로마첸코도 이겼다고 두손 들고 뛰어갔다. 그런데 심판이 거기서 카운터를 하고 자빠졌다. ㅋㅋㅋ 처음부터 그걸 스탠딩 다운으로 본 건지, 아니면 말렸는데 크롤라가 "왔더풕? 나 멀쩡해!" 하는 모습에 어이쿠 하고 카운트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어찌어찌 4라운드를 가는데 큰 의미는 없었다. 크롤라 존나 퐈이팅 하면서 글러브 터치했는데 그 뒤로 그냥 로마첸코가 두들겨 팬다. 양상이 진짜 그냥 내내 똑같다. 로마첸코 쫓아가고, 크롤라 도망가다 원투훅 어이쿠! 존나게 쳐맞고. 그러다가 2분 경에 로마첸코의 라이트 훅이 진짜 1미리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크롤라의 관자놀이를 묵직하게 후려갈기고, 크롤라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하프실신.... 캔버스 위엔 코에서 흐른 피가 점점이......

로마첸코의 압도적인, 완벽한 승리.

뭐 두말할 것 없이 햅격점이다. 상대가 약체라고 존나 까는 사람도 있던데 씨발 여기 그거 몰랐던 사람? 이 경기로 알 수 있는 건 로마첸코는 기대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두들겨팼고, 라이트급에서 충분히 벨트두르고 역시나 더 윗체급 노려볼 만하다는 총평. 항상 느끼지만 저렇게 상대 혼이 빠지도록 존나게 앞뒤양옆으로 움직이고 돌고, 훼이크 와리가리하면서 정확도가 무슨 씨발 수어사이드스쿼드데드샷급 콤비네이션 펀치 쏟아내는 거 보면 신기할 따름...   

물론 로마첸코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나를 비롯한 모든 복싱팬들은 그의 더 큰 도전, 더 큰 빅매치, 더 큰 어그로가 끌릴 만한 매치를 원하는 점에서 한배를 타고 있다. 그러니까 다음 경기는 반드시 "오 씨발 얘랑 붙는다고!?" 할 만한 경기가 열리길 바란다. 아무튼 난 빠돌이니까 로마첸코is뭔들개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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