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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복싱 봤다

TripleGGG 2018. 8. 1. 23:34

두 경기 봤다. 지난 달 29일 서울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이흑산 vs 정마루의 WBA아시아웰터급 타이틀전과 길태산 vs 이준용의 슈퍼미들급 한국 타이틀전이다.

먼저 뒷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이흑산 vs 정마루의 경기를 봤다. 솔직히 잦은 클린치로 지루했다. 그래서 중간에 껐다. 봤지만 다 보지도 않았기에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 남은 부분은 볼까말까 생각 중이다. 이 경기를 보지 않게 된 건 이걸 끄고 길태산 vs 이준용의 경기를 틀었기 때문이다. 

씨발 솔직히 한 열배 더 재미있었다.

두 체급이나 위에 선수들인데도 더 빠르고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갔다. 무엇보다 난민 복서 길태산의 기량이 대단했다. 정말이지 타고난 신체능력+단단한 가드와 기본기로 착실히 상대를 조지더라. 다 좋았지만 무엇보다 툭툭 던지는 잽이 존나 쩔었다. 월클 선수의 그것처럼 강력하고 빠른데다가 타이밍 적절하게 쏘아서 상대의 얼굴에 던지는 족족 거의 다 적중시켰다. 아주 훌륭했다. 댓글들도 칭찬일색이고 이 선수의 미래를 기대하던데 이게 좀 아쉽다. 나이가 일찍 데뷔한 선수라면 은퇴 시기 재고 있을 나이다. 31세다. 그래도 경기를 보니 다음 경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 빨리 더 높은 레벨의 선수와 다음 일전을 가졌음 좋겠다. 

잘한다! 멋있다!

더하여 상대인 이준용 선수에 대한 비난이 엄청나게 많던데 나는 반대로 응원을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지루해서 끈 전 경기와 달리 이 경기를 재미있게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맞받아쳐준 이준용 선수의 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해설자의 지적과 악플 내용 그대로 무모한 노가드와 허세는 지양해야할 것 같다. 정말 큰 실력차가 나지 않는 이상 허술한 가드와 도발은 역효과를 초래할 뿐이니 말이다. 그 결과 뭇매를 이기지 못하고 심판의 경기중단으로 패배한 것이고. 그럼에도 나는 역시 끝까지 링바닥에 쓰러지지 않고 버티며 어떻게든 주먹을 뻗은 그의 투지만큼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거다.

하지만 길태산과의 실력차가 극심했고 오늘 너무 많은 데미지를 받은 듯 하여 다음 경기를 기대할 순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한국복싱 오랜만에 봤는데 역시나 이웃나라 이노우에 나오야만 떠올려도 참으로 세계와의 격차가 크다는 걸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상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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