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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파퀴아오 vs 마티세 경기리뷰

TripleGGG 2018. 7. 16. 03:01

현지 시각으로 15일 낮, 말레이시아 콜라룸푸르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매니 파퀴아오 vs 루카스 마티세의 WBA 웰터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파퀴아오고 마티세고 둘 다 전진공격형 파이터고 치고 받는 걸 피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는 당연히 물러서는 사람 없이 링 중앙에서 공방이 오고가는 형상이었다. 즉 창과 창의 대결이고 둘 다 전략적으로 특이할 만한 게 없는 만큼 그냥 이 경기는 두 선수의 순수'실력'으로 결판나는 경기였다고 본다.

1,2라운드 위에서 말했던 그대로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확실히 파퀴아오의 우세가 느껴진다. 그리고 라이트에 이어 터진 어퍼컷에 3라운드 마티세의 첫 다운이 나온다. 4라운드 마티세가 만회하려 주먹을 많이 내보고 좋은 주먹도 맞추지만 후반부엔 외려 된통 얻어쳐맞으면서 끝난다. 파퀴아오의 상대 타이밍 깨부수는(과거 호야 줘팼던) 전광석화 레프트 스트레이트도 건재함 확인. 5라운드부턴 확실히 감잡은 파퀴아오 여유있게 공격 이어나간다. 하지만 마티세의 반격도 만만찮다. 좋은 주먹 나왔다. 헌데 20초 남기고 터진 파퀴아오 라이트 훅에 재차 링에 주저앉는다. 이 다운은 제대로 된 펀치에 의한 게 아니었는데 그전에 맞은 보디에 영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6라운드도 딱히 다를 건 없고 마티세는 눈에 띄게 헤맨다. 가드하고 들이대긴 하는데 존나 쳐맞음. 7라운드 마티세 분위기 바꿔보려고 부지런히 콩콩 뛰며 주먹 날린다. 하지만 뭐 별 소득 없고, 3라운드 때랑 똑같은 라이트 잽에 이은 레프트 어퍼에 그대로 주저앉고 경기 종료된다.

진정한 복싱레전드 파퀴아오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하지만 역시나 과거의 화려했던 전성기와 비교하자면 차이가 뚜렷한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내용보면 딱 티난다. 예전처럼 그냥 위아래 골고루 머신건 펀치를 먹이는 게 아니라 확실히 한, 두발을 정확하게 보고 꽂으려는 느낌이다. 더하여 기다리며 카운터를 노리는 것도 전과 비하자면 훨씬 노골적이다. 하지만 역시 노련미와 살아있는 복싱레전드다운 실력으로 확실한 타이밍을 잡고 공격하고 성공시켰기에 완벽한 우세를 이어갔다. 이 경기에선 외려 마티세의 부족함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마티세는 전성기가 한참 지난 파퀴아오보다 발도 느리고 공격도 단조롭기 그지없는 평이한 수준의 주먹만 뻗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마티세도 물론 전성기가 훌쩍 지났지만, 어째 파퀴아오보다 훨씬 실력저하가 심한 거 같다. 예전 대니가르시아랑 할 때만 해도 지긴 했어도 이 정도 아니었던 거 같은데.... 적어도 제프 혼보다는 윗급이라 봤는데 오늘 하는 걸 보니 이거 원 너무 헤맨다. 펀치도 예전처럼 묵직해보이지 않는다. 경기내내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단 말이 딱 맞는 듯, 카운터 다 얻어맞고. 하여간 마티세는 S급 복서 만나면 귀신같이 얻어맞고 진다.

아무튼 이로써 파퀴아오는 편파든 뭐든 패배 이후에 또다시 승리를 챙겨 모 기사처럼 재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역시 예전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경기내용인지라 과연 은퇴하지 않고 언제까지 경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쩌면 현재 웰터에서 거론되는 강자들 중 한명과 붙을 수도 있겠고, 장렬하게 패배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무패와 돈이 레전드 선수를 증명하는 건 아니고, 그는 사업가가 아니고 복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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