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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세르게이 코발레프 vs 엘레이더 알바레즈 경기리뷰

TripleGGG 2018. 8. 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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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존나 충격적 결말을 자랑하는 경기, 세르게이 코발레프 vs 엘레이더 알바레즈의 WBO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전을 이제야 봤다.

우선 경기 초반부 시종일관 링 중앙을 차지하고 공세를 취하는 건 역시 코발레프였다. 그러나 이따금 카운터나 맞받아치는 알바레즈의 주먹이 꽤나 위협적이라 코발레프도 섣불리 주먹을 내지는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누구도 주먹을 내지 않는 대치상황도 많이 보였다. 

3라운드부터는 알바레즈가 좀 더 공세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초반 몇 번 불꽃 튀더니 다시 원래의 스탠스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정면대결로는 코발레프에게 밀리는 느낌. 어쨌거나 중요한 건 둘 다 큰 주먹은 그닥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4라운드에는 코발레프의 공격이 빛났다. 코발레프 주먹 쭉쭉 꽂히길래 다운 나올 줄 알았는데 알바레즈가 버텨냈다. 여기서 알바레즈의 내구도가 남다름을 느꼈다. 대개 코발레프 툭툭 던지는 펀치에 픽픽 쓰러지곤 해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알바레즈는 5라운드에 다시 건재하게 돌아와 경기는 원래의 흐름대로 돌아갔다. 코발레프 전진 알바레즈 가끔 반격. 6라운드도 마찬가지 알바레즈의 얼굴엔 버팅으로 출혈이 났다. 하지만 확실히 코발레프 공격을 잘 견뎌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운명의 7라운드............

전 라운드와 비교하자면 알바레즈는 링 중앙에서 버티려는 모습, 즉 공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버팅나고 전략이 좀 달라진 느낌? 그런데 씨발 이게 먹혔다. 코발레프의 공세가 이어지다 순간 알바레즈가 날린 원투 그리고 이어진 전광석화 같은 아래, 위 원투스트레이트에 코발레프가 다운을 당한 거다! 벌러덩 뒤로 넘어졌는데 바로 인나는 모습이 큰 데미지는 아닌 걸로 보였다. 코발레프 자신도 그리 생각했나보다. 뒷걸음질 안치고 원래 스탠스를 유지하는 거다. 그러다 좋은 펀치 몇 대 더 얻어맞는가 싶더니 두번째 다운. 그 다음엔 뭐 일어났긴 했는데 벌써 눈 풀렸더만, 경기재개 후 곧바로 다운. TKO패배를 당해버렸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결과를 알고 봐서 담담히 봤지만 솔직히 존나 놀랄 일이다. 이건 진짜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지난 경기에서 코발레프는 완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되돌아온듯 보였는데 그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 말하듯 이 경기 하나로 코발레프의 복싱인생 종말을 점치지는 않을 생각이다. 존나 충격적이긴 했지만 코발레프가 존나 못해서 쳐맞았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운영과 정신력 차원의 문제가 보이는 것 같다. 

7라운드 첫 다운에 그는 분명한 충격을 받은 게 분명하다. 그걸 잘 아는 사람은 관전자가 아닌 선수 자신이어야 하고 등을 보이고 도망을 치든 어쩌든 회복시간을 벌어야 했지만 코발레프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그럴 정신조차 없는 큰 데미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실력이 알바레즈보다 한 수 아래라 졌다기보다는 한번의 다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고 보는 쪽이 맞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코발레프 측에서도 부랴부랴 알바레즈와 2차전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라 본다. 코발레프와 결별한 트레이너가 코발레프가 존나 병신됐다고 몰락할 거라 뒷담화 했다는데 그말이 지금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다. 뭐 하지만 나는 그 정도까지 보지는 않는다. 얼마든지 다시 설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달라질 필요는 있을 것이다. 알바레즈가 코발레프보다 한 수 위는 아닐지언정 한 수 아래도 아니다. 특히 펀치내구도가 인상적이었다.

이번과 같은 경기운영이라면 승리를 장담할 수도 없고 이겨봐야 판정승일 거라는 생각이다. 또한 이제 슬슬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기에 더욱 그렇다. 만약 2차전을 할 거라면 확실히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팬으로서 바란다. 지더라도 이렇게 허술&허무하게 지는 모습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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