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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토마스 만, 마의 산 中

TripleGGG 2017. 4. 19. 03:23

매우 유명하지만 딱히 재미는 없는, 하지만 생각할 거리는 충분히 던져주는 위대한 작가 토마스 만의 대표작 '마의 산'에서 시간에 관한 고찰이 상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 한 번 따왔다.


"내용이 없고 단조로운 것은 사실 순간과 시간의 흐름을 더디게 하고 지루하게만들지도 모르나, 아주 커다란 시간 단위일 경우에는 이를 짧게 하고, 심지어 무 같은 것으로 사라지게 한다." 


말인즉슨 매일 똑같은, 반복적인 지루한 일상의 나날들은 그 순간은 지루하고 참으로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낄지 모르나, 이것이 10년, 20년 전체 삶의 단위로 돌이켜보면 매우 축약되어 화살처럼 지나간 기간에 귀속돼버린다는 말이다. 매일이 항상 같다면 아무리 긴 일생이라도 부지불식간에 흘러가버린다는 거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우리가 늘 색다른 경험, 여행이든 뭐든 일탈을, 지루하지 않은 나날을 추구하려는 것은 이러한 시간의 속성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몸부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군대시절, 학창시절이 그렇다. 어떻게 지나가버렸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회사원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느낄 것이다. 문득 돌이켜보면 시간은 흘러있고, 추억할 만한 것은 한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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