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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쇼펜하우어, 에세이 中

TripleGGG 2017. 4. 18. 01:11

별 건 아니고, 오늘 뉴스보니까 한 연예인이 SNS에 올린 사진 때문에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기에 마침 떠오른 쇼펜하우어의 에세이 글귀를 하나 따온다. 

사람이 죄를 저지르고 죗값을 치르는 것은 인지상정이나 때로 필요이상의 질책을 받을 때도 있다. 그 원인은 대부분의 경우 증오이며 평소 담아두었던 감정이 빌미를 만나 일거에 폭발할 때 발생한다.


"질투는 증오 중에서도 가장 독한 것이므로, 천박한 허영심으로 스스로를 자랑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질투심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 즉 허영심으로 가득 찬 즐거움은 다른 모든 쾌락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허영심을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굳이 잘난 이가 억지겸손으로 몸을 사릴 필요는 없으나 그렇다고 허영을 부릴 것도 아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과도한 자기과시에 속하는 허영은 분명 구분된다.

최근 SNS가 대표적인 허영표출의 수단이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칭송과 좆목질 뒤에는 항상 증오가 자리잡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님 멋져요." "님 몸매 예술이에요." 뒤에는 씨발놈, 씨발년 한 번 좆돼바라 하는 증오의 씨앗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 씨앗의 존재는 사실 당사자도 잘 모른다. 다들 그렇다. 하지만 일단 상대의 불행과 실수를 접하면 비로소 그 씨앗이 발화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나는 진정한 선의의 순환 또한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 입장으로서 SNS에 대해 극단적인 악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다. 인간 내면의 원초적 증오는 버릴 수 없겠지만, 더욱 꽁꽁 숨길 수 있게 되긴 할 거라 본다. 나중엔 정말이지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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