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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TripleGGG 2017. 3. 30. 19:33

오늘도 쇼펜하우어의 대표작에서 한 문장 따왔는데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환우들을 위로하고 치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문장이다. 나 또한 한때 약을 챙겨 먹은 적이 있을 정도로 그 질병에 관해 아는 만큼 한 번 소개해본다. 아 그리고 쇼펜하우어의 저서는 에세이집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좀 더 세세하게 알고 싶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지만, 번역상의 오류도 보이고 문장 자체가 난해한 서적인지라 비추다.


일단 전제하자면 고통이란 삶에 본질적이고, 고통의 정도 역시 본성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고통의 요인이 되는 급작스러운 변화는 외적인 것이지 결코 고통의 정도를 설정하는 본성과는 관련이 없다. 자 그럼,


"급작스러운 변화란 외적인 것이기 때문에, 고통의 정도를 결코 변화시킬 수 없으므로 지나친 기쁨과 고통의 밑바닥에는 언제나 오류와 망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거다. 망상과 오류의 질병이 바로 공황장애라고 본다. 작은 걱정, 소란에도 크게 신경을 쓰이고 불안과 초조함에 쫓겨 심장까지 달음질치는 극악의 망상병이 공황장애인 것이다. 말 그대로 지나친 고통이다. 그러나 본질적은 고통은 주관이며 그러한 주관의 오류는 망상에 의해 불거진 환상인 것이다. 결정적으로 그러한 환상은 나의 신체와 의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겉모습만 무시무시한 허깨비라는 점이다.


거기에 겁먹지 않고 나의 행동이 거침이 없다면 공황장애는 있으나마나한 질병으로 화한다고 본다. 인정하는 순간 병이요, 부인하는 순간 좆도 아닌게 공황장애다. 그래서 나는 공황장애를 극복했다는 고백은 좋지만,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우는 소리 하는 것은 스스로 병을 더 깊게 만드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한 문장 더 발췌한다.


"우리는 우리에게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 고통에 대해 항시 외부의 개별적인 원인 말하자면 하나의 핑계를 찾는다."


공황장애 환자들이 공황이 닥치는 순간 하는 행동이 저거다. 버스 타고 있으면 버스를 핑계 삼고, 길을 걷고 있으면 그 장소를 핑계 삼고, 집에 있으면 당장 내 행위를 문제 삼는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어 공포를, 병을 키운다. 본질은 그의 내면, 공황이라는 질병 그 자체다. 고통은 공황 때문이지 외부적 요인 때문이 아니다. 또 그 공황발작은 무시하면 점점 나아진다.


천재가 남긴 고전 저서의 장점은 이렇다. 어떤 유행이나 시류에 휩쓸린 고찰에 의해 쓰인 것이 아닌 인간과 세계에 관한 본질적 고찰이기 때문에 인류가 완전히 새로 태어나지 않는 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간 보편, 세상만사에 모두 적용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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