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中

사피엔스로 오늘의 명문 하나 더 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피엔스에서 언급된 것들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바로 나간다.

"중국인과 페르시아인에게 부족한 것은 증기기관 같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었다. 서구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성숙한 가치, 신화, 사법기구, 사회정치적 구조였다. 이런 것들은 빠르게 복사하거나 내면화할 수 없었다."

아시아 열강과 이슬람 세계가 결국 서구유럽에 패권을 내주게 된 것은 그들에게 기술이나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름 아닌 부실한 사회구조와 덜 성숙한 가치였다. 정말이지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딱 들어맞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은 자본이 없는 게 아니라 사회구조와 가치가 성숙하지 못했다. 차근차근 그리고 치열하게 사회문화적 수준을 올려온 것이 아니라 외세에 의해 갑자기 분단국가가 되고, 민주주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도입됐다.

이에 관한 부작용은 곳곳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각종 갑질문화와 근로고용문제, 문화의 질적수준과 별 쓰레기같은 별의별 이즘들까지 말이다. 이것이 모두 천천히 확고한 경험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면서 차근차근 가치관의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만큼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미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있지 않은가?  

물론 개인적으로 벼락치기치고는 나름 잘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