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카넬로' 알바레즈! 코토에게 판정승!

예상대로 카넬로가 무난하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했다.

오메 안타까운 거 ㅠ

경기 내내 코토의 스텝은 경쾌했고 몸도 가벼워보였다. 콤비네이션도 여전히 화려하고 정확했다. 그러나 카넬로의 방어를 뚫고 데미지를 입히기엔 힘도 스피드도 약간 부족했다. 빠르고 묵직한 잽이 인상깊었지만 큰 데미지를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당일 리게인된 카넬로의 몸집은 유난히 더 커보였다. 거의 슈퍼미들로 봐도 될 정도였다. 더 크고 더 젊은 카넬로가 늙고 작은 코토를 이겼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경기가 예상하기 힘든 경기였던 것은 코토가 언제나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돈웨다처럼 무패의 전적은 아니나 코토의 경기는 언제나 박진감 넘치고 드라마틱했다. 

코토는 미들급에 올라온 이후 처음 제대로된 상대를 만난 셈이다. 미들급의 슈퍼스타 서지오 마르티네즈를 이기고 챔프가 됐다지만 서지오는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지금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퇴물취급을 받는 걸 보면 당시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였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물론 코토의 실력을 폄훼하는 건 아니다. 코토가 미들에서 활동하기에 비교적 작은 하드웨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잘 싸워준 셈이다.  

카넬로는 전보다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코토라는 노련한 상대를 만나 조급하게 달려들기 보단 차근차근 데미지를 쌓는 것으로 보였다.움직임도 훨씬 간결해진 것 같다. 펀치와 콤비네이션은 전과 같이 깔끔하고 힘이 있었다. 전체적인 복서로서의 실력과 테크닉이 더욱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카넬로가 초반부터 달려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게 탐색전을 펼쳤다. 길게 보고 경기를 하는 것이 느껴졌다. 압박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압박 당하는 건 코토였지만 기다리고 받아치는 쪽은 주로 카넬로였다. 즉 카넬로도 완벽하게 코토를 압박해서 커다란 충격을 주거나 하진 못했다. 그만큼 코토도 아주 잘 싸운 경기였다. 그런데 판정결과 점수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났다. 코토의 불만스런 표정도 이해가 가는 점수였다. 차세대 스타라고 너무 점수를 막 퍼주는 건 아닌지.

둘의 경기는 복싱팬들의 기대만큼 영혼의 빠따질, 질풍 같은 화력전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다운 역시 한 번도 없었다. 기대보단 싱거운 경기였지만 그렇다고 모 경기처럼 재미가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나름 박진감있었다. 물론 더 치고받았으면 좋았겠지만.......클린치가 거의 나오지 않은 것에 의미를 둔다.     

자 그러다면 이제 승자인 카넬로의 다음 상대가 무지 중요해진다. 경기가 끝난 후 아나운서는 현 미들급 최강자! 괴물! 트리플G! 골로프킨과의 대결에 대한 질문을 했다. 카넬로는 호기롭게도 당장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는 그래서 팬들이 널 좋아한다며 치켜세워 주었다. 

그런데 과연 정말 싸울까?

내년에 당장 싸워주면 팬으로서 정말 감사하겠지만........ 이 경기로 봐선 도무지 카넬로가 골로프킨을 꺾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물론 패자인 코토도 마찬가지다. 골로프킨을 만나면 둘다 이도저도 못해보고 골로프킨 빠따질에 정신 차려보면 링 바닥일 거라고 난 확신에 확신한다. 현재 복싱시장 최고의 스타 중 하나인 카넬로에게 그런 패배를 안겨주는 것은 아직 젊은 카넬로에게 가혹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카넬로는 아직 스물 다섯이란 어린 나이고 테크닉도 현재진행형으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반면 골로프킨은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최강자라지만 이미 복서로선 나이가 많은 축인지라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한 건 당연히 카넬로다. 거기다 흥행이나 대전료 면에서 카넬로가 훨씬 우세하다. 그러므로 붙긴 붙되 그 시기가 당장, 그러니까 내년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복싱빠로서 둘의 대결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길 바라마지않는다.  

코토 vs 카넬로 전을 보러온 골로프킨의 여유로운 모습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