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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TripleGGG 2020. 8. 2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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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다시 읽어보려고 폼 잡고 펼쳤지만, 진도 거의 못 나가고 있다. 그래도 역시나 생각해볼 만한 문장이 있어서 하나 발췌해본다. 동물, 훈련에 관하여.

"동물은 현재의 인상으로 규정된다. 현재의 강압에 대한 공포에 의해서만 동물의 욕망은 제어되고, 결국 그 공포가 습관이 되며, 그 습관으로 동물을 규정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훈련이다." 

코로나 시국, 나는 가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훈련 받는 동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공포, 그러한 공포를 근간으로 한 자의 혹은 타의(국가)에 의한 욕망의 속박, 그것의 정당화 및 '습관'화, 훈련의 진행.

그렇지 않은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나는 가끔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미국이나 유럽의 코로나 규제 반대시위가 단순히 나가 놀고 싶어서, 그들이 무식하고 무지하며 이기적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과 짐승을 구분하는 가장 뚜렷한 경계, 자유의지다. 그것에 의한 선택과 규정이 아닌 훈련된 습관으로 규정되는 것은 인간 아닌 짐승이다. 나는 거리로 나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그런 위기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자유는 한 번 잃으면 돌이키기 어렵다. 나는 현재의 코로나 위기가 바로 그런 자유의 상실을 향해 빠르게 추락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 속에 있다고 본다.

바이러스의 위험은 실재한다. 실재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할 수 있는 근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물론 우리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정신은 바짝 차려야 한다. 특히 큰 힘을 가진 국가권력이 움직이는 향방은 무엇보다 주시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나 결정은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바로 자유의 상실. 인간의 훈련된 짐승화, 즉 가축화 도구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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