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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VR로 영화를 제작한다?

TripleGGG 2016. 5. 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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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상 및 미디어업계에 가상현실, VR이 졸라 뜨고 있다. 여기저기 난리다. VR이 가져다 줄, 가져다 주어야 할 금빛바람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 때 그쪽 분야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VR에 대한 개인적 통찰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영상, 극영화 분야에 VR의 활용도가 과연 어느 정도나 될지 지극히 개인적 관점에서 분석해본다.

 

일단 내러티브가 있는 극영화에서 VR을 활용하는 것은 졸라 힘들어 보인다. 강력한 몰입을 할 수 있는 장치이긴 하나 극영화는 정형화된 이야기를 쫓는 것으로 VR이 가진 자유도와는 정확히 반대방향에 서있다. 기존의 극영화는 촬영감독과 연출자가 관객이 자연스레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꼭 필요한, 보아야 하는 장면의 연속인 것이다.

 

허나 VR은 본질적으로 이야기보단 영상 자체, 공간 자체에 몰입하게 돕는 장치다. 그 와중에 이야기와는 다른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계속 시야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이는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 분명한 걸림돌이자 낭비가 될 수 있다. 그것도 현재 극영화와 같은 분량의 이야기라면 더욱 그렇다. 문제가 많다.


하지만 VR은 많은 면에서 매력과 장점이 있다. 분명 좋은 극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단편 더하여 부분적으로 삽입되어 몰입과 집중을 높이는 VR 영상이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호러장르, 어디서 귀신 혹은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부분, 공간에서 VR을 써서 사람들을 긴장 속에 공간을 두리번거리도록 하는 것 등등 말이다.

 

여기서 가장 포인트는 사실 영상 자체보다 사운드다. 사실상 VR로 제작되는 내러티브 영상에서 사운드가 가장 핵심이다. 어차피 VR은 공간, 시야의 대부분을 담기 때문에 화각과 구도는 잠시 접어둬도 무방하다. 사운드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사람들의 시선을 필요한 곳으로 돌려야 한다. 비슷한 체험으로 과거 서울랜드에 서클비전이라는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는 영상관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호러물이 하나 상영 중이었는데 당시 졸라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었다. 그때 아주 주효했던 것이 사운드다. 조용하다 어디선가 달그락 하면 사람들은 어이쿠 하면서 다 거기 본다. 연출자가 원하는 곳으로 사람들의 시야를 잡아당긴 것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인데 딱 좋다. 저렇게 귓구멍을 완전히 틀어막아야 된다. ㅋㅋ


즉 단편, 부분적 활용, 사운드 세 가지 요소가 VR을 활용해 내러티브가 있는 극영화를 찍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리라 본다. VR로도 충분히 경쟁력과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작품 하나 정돈 나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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