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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추상, 현대미술의 가치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

TripleGGG 2016. 5. 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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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가다 현대미술의 가치와 사람들의 미적감각이 상통하고 있다는 글을 봤다.  즉 흰 바탕에 점 하나 찍고 예술이요 하는 그림이 알고보면 지금 사람들이 세련됐다고 여기는 현대적 건축양식과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실은 그러한 단순의 극치를 추구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 디자인, 가장 좋은 예로 아이폰을 들 수 있겠다.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똥싸고 덜 닦은 느낌이 든다.


점 하나, 선 몇 줄이 그러한 미니멀리즘의 정점이라 해서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아이폰이나 심플한 디자인의 책상, 의자, 인테리어와 정말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일까? 왠지 찝찝하다.



이는 우리가 미술작품과 의자, 아이폰과 같은 산업디자인에서 얻고자 하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느껴지는 찝찝함일 것이다. 의자는 과거 중세의 양식과 현대 모더니즘, 쉽게 말해 북유럽 스타일 의자를 비교해보면 딱 봐도 중세 양식은 과하게 화려하고 지저분해 보이기만 한다. 우리의 미적 감각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명제는 쉽게 통과. 그런데 미술작품에 관해서도 사람들의 인지가 그러한가? 중세미술이 현대미술에 비해 군더더기이고 화려하기만 해 보이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다빈치의 그림에서 군더더기가 느껴지나? 대부분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고 감동을 느끼지 않는가? 감각이 변한 현대인이라고 해서 피에트로 성당의 피에타보다 단순미를 극대화한 눈사람 조형물에서 더 감동을 느낄까? 절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추상, 현대미술이 산업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에 영감을 주고, 충분히 모더니즘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에 이르는 궤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선 인정하고 이해하고 있다. 허나 예술 특히 미술작품의 경우 사람들은 그것을 어떤 실질적 필요가 아닌 오롯이 즐기고 감동을 느끼기 위해 소비하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형태의 목적성을 띠고 바라보는 것이다. 의자, 책상, 아이폰에게 감동을 바라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동을 위해선 이해가 선행돼야 하는데 한 치의 이해조자 되지 않는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끼란 말인가?


그러니 심플한 아이폰과 북유럽 가구는 좋아해도, 흰 바탕에 점 하나 찍고 줄을 그은 예술작품에 대해선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그러한 논점을 떠나 미술가와 미술작품의 희소성과 역사성 때문에 매겨지는 가치에 대해 말하자면 그건 또 그러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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