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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내가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 중 하나가 '동물해방'의 피터 싱어고, 그 영향으로 나도 한 때 채식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육식에 반대한답시고 멀쩡히 사람들 밥 먹고 있는 고기부페에 찾아가서 음식이 아니고 폭력이라고 피켓질을 하는 사람의 영상을 봤다. 누군가에게 제지되는 모습도. 그냥 딱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저런 행위는 무분별한 육식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채식주의자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과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물해방에 완전하게 반하는 행위가 된다. 피터 싱어도 그렇거니와 우리가 궁극적으로 반대하고자 하는 것은 육식이 아니다. 고통이다. 그런 관점에서 육식을 막기 위해 식사 중인 사람의 밥상을 뒤집으려 드는 행위는 분란과 증오를 조장하고, 그로 인한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을..
미리 말해두지만 19금임. 다사다난한 삶 속에서 곱씹은 사상과 철학의 남다른 통찰과 깊이가 있어 단순개변태또라이로 치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우리 사드 선생의 명저 악덕의 번영 중 발췌. 대도 테스타 보르자의 과거 이야기 중 그가 카타리나 여제에 의해 유배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또 죽이 맞는 악당을 만나 똘똘 뭉쳐 악행을 담합하던 중, 한 아이가 아버지의 심부름을 위해 찾아온다. 이 악당들은 소년에게 욕을 보이고 먹어 치우더니 보르도밀이란 놈이 한마디 한다. "살인죄란 걸 만들었으면 고기를 먹는 습관도 금지했어야지.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정신으로 돼지를 도살하여 먹는 것엔 어떤 죄악도 인정하지 않는 인간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죽이는 일은 가장 큰 악이라고 믿거든. 이게 내가 진저리나게 혐오하는 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