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폭력 (5)
<복덕방>
우선 인간 본성에 환경에 대한 피치 못할 반작용, 즉 폭력성이 존재한다는 것과 집단주의적 사고가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자. 쉽다. 그게 사실이니까. 메인 아이디어는 이거다.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하는 거다. 국가를 위해 피흘리는 자는, 저 말을 주로 입에 담는 자 즉 정치인(+언론인)이 되어야 한다. 전쟁이 나든 학살이 나든 방탄차 뒷좌석 혹은 경호원이 지키는 철옹성 안에 앉아 "씨발 우리 민족과 국가를 위해 나가 싸우자! 뒈지자!" 하는 새끼들 말야. 이런 새끼들을 앞장세우자고. 예전에도 보면 일기토라는 게 있었잖냐? 장수가 희생해서 수많은 병사를 대신해 모가지 날라가는 거다. 이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거다. 어차피 피흘리고 뒈질놈은 필요하다. 왜냐하면 국가라는 게 피흘리지도 뒈지지도 않고, 그냥 환상..
크- 요즘 대형집회가 거듭되면서 나는 새삼 이 나라, 내 나라 국민들의 비폭력을 타고난 국민성에 새삼 놀라게 된다. 숱한 유럽의 선진국도 폭력과 유혈로 얼룩진 역사를 몇 번이나 거듭하면서 겨우 깨달은 자명한 진리인 '정의에 앞선 인간성'의 표본을 보는 듯 하다. 이것이 과거엔 핍박받는 민중, 무지하고 힘없는 민중으로 대변되었다면 보편적 평화와 인권 세계화 시대에 도달한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진보한 선진의식이 아닐 수 없다. 지도자와 권력자들, 기업들의 추악한 행태만을 보자면 이 나라는 후진국이 틀림없으나 이토록 평화로운 집회를 해낸 대중은 그야말로 위대하기 그지 없구나! 나는 거의 뭐 타고난 유물론자에 니힐리스트인지라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과 이명박근혜의 당선이 이어지면서 이 나라는 구..
요즘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여성운동, 페미니즘에 관한 성찰이 그 어느때보다 고취되고 있는 시점에서 짧게 글 하나 남긴다. 진정한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진정한 페미니즘, 여성운동이란 여성의 우월성을 강조해 남성 위에 올라서려는 경쟁이 아니다. 우월성이 아닌 다름을 강조해야하고, 그러한 다름이 왜 세상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것인지 알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페미니즘이며 여성운동이다. 아주- 오래 전, 인간이 태동한 그때 그 시절부터 여성성은 인간 문명화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작용했고, 그러한 예는 역사적으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부무법시대에 폭력의 남용과 충돌을 막은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주와 아내의 남편단속이었다. 즉 여성성이란 단순한 관념으로..
오랜만에 쓴다. 얼마 전 강연도 들은 핑커님의 명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한 구절 따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직 다는 못 읽었다. 아마 이 책을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그 엄청난 두께에 놀랄 것이 분명하다. 나도 대체 이걸 왜 상중하 세 권으로 안 나누고 한 권에 엮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들고 댕기면 이두박근 생길 만한 크기에 놀랐다. 더하여 그 방대한 분량을 차곡차곡 하나도 빠짐없이 주옥 같은 내용으로 채운 핑커님의 엄청난 '실력'과 깊이에도 놀랐다. 다른 좋은 저서도 많지만 이거 한 권 읽어보면 인간, 본성, 폭력 등에 대한 시각을 졸라게 확장할 수 있으니 추천한다. 아무튼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중 초반 나는 특히 폭력이 본성에 의거한 내적반동이 아닌 환경에 의한 전략적 반응이..
오늘 XX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에 한 가족이 탔다. 아들이 아빠에게 신이 나서 격투게임 철권에 대한 이야길 꺼낸다. 엄마는 그것이 뭔지 물었다. 아들은 게임이라 말했다. 아빠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폭력적인 게임이라 정신건강에 안 좋아.” 흠 과연. 철권이 캐릭터 간의 폭력구사를 다룬 게임이라는 점은 맞다. 그런데 그것이 정신건강에 안 좋다는 건 틀리다고 본다. 폭력적 게임을 해서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폭력이 본성에 내재해 있다. 폭력은 후천적인 것이 아닌 본능이기에 마냥 억제하고 금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남자라면 붕권 시간이 흐르며 이성이 있는 인간들은 폭력이 공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한 폭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승화시켜왔다. 스포츠나 놀이가 그것이다. 철권이란 게임은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