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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진짜 오는 거 맞아?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언급이나 반응이 영 미적지근했다. 내한행사 주최측에 속하는 MBN뉴스에서 잠깐 한꼭지 다뤘을 뿐이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한국에서 복싱이라는 스포츠가 갖는 위상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잠깐 이 포스터를 보자. 나는 솔직히 누가 장난질이라도 친줄 알았다. 아무리 급하게 허겁지겁 만들어도 이건 아니다. 파퀴아오가 누군가? 내 입으로 말하기도 존나게 입 아프니 나무위키 언급을 한 번 살펴보자. '1995년 프로 데뷔. 본래 라이트플라이급~플라이급에서 활동하였으나 WBC플라이급 제패 후 극심한 감량고 때문에 3체급씩이나 올려버리며 IBF 슈퍼밴텀급을 석권하였고 이후 현재까지 세계에서 두번째로 6체급 석권을 달성하였다.[3] 인종적 차이 때문에..
파퀴아오의 떠나는 길 어디든 꽃길이 되길 기원하며 그에 대한 칭송의 블로그 글을ㅋㅋ 올린 지 고작 6개월,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일단 이유가 뭐든 대환영이다. 복싱팬으로서 이기기 위한 복싱을 구사하는 타고난 공격형 돌격복서 파퀴아오가 연출하는 재미난 경기를 한 경기 더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복귀를 비관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전혀 없다. 그렇게 복귀한 파퀴아오가 택한 상대는 제시 바르가스다. 전적 27승 1패 10KO로(1패가 파퀴에게 3번 털린 브래들리-_-;;)이며 현재 WBO 웰터급 챔피언이다. 괜찮은 상대이긴 하나 파퀴아오의 상대로서 부족하다 것이 중론이다. 제시 바르가스를 폄하하자는 게 아니라 그저 레코드나 객관적 실력을 조목조목 따져봤을 때, 파퀴아오의 '클라스'로 보자면 실상 아쭈~ 무..
지난 일요일 무려 MBC생중계를 통해 방송된 파퀴아오 vs 브래들리 3차전에서 파퀴아오가 판정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이 경기는 파퀴아오가 직접 은퇴전이라 밝혀 더욱 관심이 뜨거웠던 것 같다. 요즘 세계복싱 탑랭커는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고 본다. 어떻게든 상대를 때려눕혀 이기려고 하는 복서가 있고, 그냥 좀 더 때리고 덜 맞아서 지지만 않으려는 복서가 있다. 이기려는 것과 지지 않으려는 것은 같은 승리를 지향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경기양상으로 나타난다. 파퀴는 그의 커리어 내내 늘 전자였다. 상대를 쓰러트리고, 이기려는 복서였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며 공격력이 떨어졌건, 움직임이 느려졌건, 좀 더 수비적이 됐건 간에 그건 변하지 않았다. 파퀴아오 지지않기 위해서가 아닌 이기기 위해 캔버스 위에 올랐..
철회의 이유는 다름 아닌 얼마 전 있었던 파퀴아오의 성소수자 모독발언으로 인한 것이다. 국내 뉴스에도 나왔으니 알 사람은 알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어차피 복서로서 은퇴를 앞에 두고 있고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갈 터라 스폰서 계약이 철회된 정도로 파퀴아오 개인의 행보에 큰 영향을 없을 테지만, 앞으로도 그의 종교적 도그마가 그의 발목을 잡을까 걱정된다.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8체급을 월장해가며 챔피언을 먹었고 언제나 복싱의 극한을 보는 듯한 환상적인 퍼포먼스와 수많은 명경기로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자 위대한 복서다. 그 누구도 거기에 토달 수 없을 것이다. 허나 그가 이번에 한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가 종교라는 맹목적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