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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그들도 쾌락과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며 때로는 원하고 때로는 피하려든다. 세상에 확실하게 악으로 규정하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다름 아닌 고통이다. 동물해방은 그러한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 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고,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개체에 대한 편애는 히틀러의 순혈주의와 다를 것이 없다. 논리적으로 취약하여 끝내는 자신들만의 가치, 신성함에 호소해야 한다. 진짜 동물해방은 그 어떤 논리적 비약도 있을 수 없다. 가끔 동물해방에 관한 말을 꺼내면 이것이 무조건적인 육식의 반대라고 생각하고 게거품을 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채식이야말로 운동가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맞다. 허나 진짜 개념 박힌 동물복지 운동가라면 무조건적인 육식의 반대가 아닌 합..
미리 말해두지만 19금임. 다사다난한 삶 속에서 곱씹은 사상과 철학의 남다른 통찰과 깊이가 있어 단순개변태또라이로 치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우리 사드 선생의 명저 악덕의 번영 중 발췌. 대도 테스타 보르자의 과거 이야기 중 그가 카타리나 여제에 의해 유배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또 죽이 맞는 악당을 만나 똘똘 뭉쳐 악행을 담합하던 중, 한 아이가 아버지의 심부름을 위해 찾아온다. 이 악당들은 소년에게 욕을 보이고 먹어 치우더니 보르도밀이란 놈이 한마디 한다. "살인죄란 걸 만들었으면 고기를 먹는 습관도 금지했어야지.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정신으로 돼지를 도살하여 먹는 것엔 어떤 죄악도 인정하지 않는 인간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죽이는 일은 가장 큰 악이라고 믿거든. 이게 내가 진저리나게 혐오하는 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