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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내가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 중 하나가 '동물해방'의 피터 싱어고, 그 영향으로 나도 한 때 채식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육식에 반대한답시고 멀쩡히 사람들 밥 먹고 있는 고기부페에 찾아가서 음식이 아니고 폭력이라고 피켓질을 하는 사람의 영상을 봤다. 누군가에게 제지되는 모습도. 그냥 딱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저런 행위는 무분별한 육식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채식주의자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과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물해방에 완전하게 반하는 행위가 된다. 피터 싱어도 그렇거니와 우리가 궁극적으로 반대하고자 하는 것은 육식이 아니다. 고통이다. 그런 관점에서 육식을 막기 위해 식사 중인 사람의 밥상을 뒤집으려 드는 행위는 분란과 증오를 조장하고, 그로 인한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을..
그들도 쾌락과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며 때로는 원하고 때로는 피하려든다. 세상에 확실하게 악으로 규정하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다름 아닌 고통이다. 동물해방은 그러한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 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고,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개체에 대한 편애는 히틀러의 순혈주의와 다를 것이 없다. 논리적으로 취약하여 끝내는 자신들만의 가치, 신성함에 호소해야 한다. 진짜 동물해방은 그 어떤 논리적 비약도 있을 수 없다. 가끔 동물해방에 관한 말을 꺼내면 이것이 무조건적인 육식의 반대라고 생각하고 게거품을 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채식이야말로 운동가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맞다. 허나 진짜 개념 박힌 동물복지 운동가라면 무조건적인 육식의 반대가 아닌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