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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사실상 사드의 저서 중 가장 추천하기 힘든, 가학적이고 변태스런 온갖 행위들을 글로나마 제한없이 써제껴보고 싶어서 쓴 것만 같은 소돔의 120일이지만 사드의 저서답게 수많은 철학적 내용, 수사적 문장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아는 작가들 중에 사드가 제일 글빨 좋은 것 같다. 미친놈이란 오명이 있지만 그거랑은 별개다. e북으로 나왔길래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e-pub이 아니라 pdf 형식인지 모르겠다. 보기 졸라 불편하다. 밑줄도 못 긋고, e북 좀 재정비해서 재출판했음 좋겠다. 아무튼 오늘의 명문은 그의 소설 소돔의 120일 중에 따왔다. 온갖 상스런 내용 안에 또 주옥 같은 명문이 많지만 직전에 썼던 리바이어던의 정당성에 관한 내용이 있기에 써본다. 진짜 거의 천..
오랜만에 쓴다. 얼마 전 강연도 들은 핑커님의 명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한 구절 따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직 다는 못 읽었다. 아마 이 책을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그 엄청난 두께에 놀랄 것이 분명하다. 나도 대체 이걸 왜 상중하 세 권으로 안 나누고 한 권에 엮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들고 댕기면 이두박근 생길 만한 크기에 놀랐다. 더하여 그 방대한 분량을 차곡차곡 하나도 빠짐없이 주옥 같은 내용으로 채운 핑커님의 엄청난 '실력'과 깊이에도 놀랐다. 다른 좋은 저서도 많지만 이거 한 권 읽어보면 인간, 본성, 폭력 등에 대한 시각을 졸라게 확장할 수 있으니 추천한다. 아무튼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중 초반 나는 특히 폭력이 본성에 의거한 내적반동이 아닌 환경에 의한 전략적 반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