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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오늘 XX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에 한 가족이 탔다. 아들이 아빠에게 신이 나서 격투게임 철권에 대한 이야길 꺼낸다. 엄마는 그것이 뭔지 물었다. 아들은 게임이라 말했다. 아빠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폭력적인 게임이라 정신건강에 안 좋아.” 흠 과연. 철권이 캐릭터 간의 폭력구사를 다룬 게임이라는 점은 맞다. 그런데 그것이 정신건강에 안 좋다는 건 틀리다고 본다. 폭력적 게임을 해서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폭력이 본성에 내재해 있다. 폭력은 후천적인 것이 아닌 본능이기에 마냥 억제하고 금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남자라면 붕권 시간이 흐르며 이성이 있는 인간들은 폭력이 공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한 폭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승화시켜왔다. 스포츠나 놀이가 그것이다. 철권이란 게임은 바로 ..
주토피아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쩐다. 이거 아직 못 보신 분은 내리기 전에 근처 극장으로 직행해서 당장 보시길 권한다. 난 3D애니메이션이 대중화 된 이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과거 2D시절에 담았던 감성과 재미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왔다. 세계적 히트를 친 겨울왕국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고 훌륭했다. 더하여 음악도 너무 좋았지만, 솔직히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고 허술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주토피아는 달랐다. 주토피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박진감 넘치는 연출과 빠른 전개로 충분히 상호보완하고 있다. 더하여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잘 짜인 복선, 만족스럽게 수용 가능한 개연성으로 전작보다 훨씬 흡입력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고 본다. 디즈니 특유의 자잘한 ..
아마 이미 아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는데 복싱 카테고리에 복싱 뉴스만 다루면 재미가 없어서 이런 거도 쓰기로 했다. 제임스 버틀러라는 복서가 있었다. 1972년생, 전 미국 라이트 헤비급 복서, 전 USBA 슈퍼 미들급 챔피언, 최종 전적 20승 5패 12KO. 별명 "Harlem Hammer" 한국말로 풀어보면 할렘의 망치인데 이게 나중에 알고 보면 존나 ㅎㄷㄷ한 복선이다. 그럼 그런 그가 왜 최악의 복서가 되었는가? 일단 그가 처음 악명을 떨친 것은 2001년 11월 23일 맨하탄에서 열린 리처드 그랜트와의 경기에서 였다. 10라운드까지 경기는 꽤 치열하게 전개가 됐는데 매우 공격적으로 압박하며 파고들기만 하는 제임스 버틀러와 달리 리처드 그랜트는 상당히 방어적으로 복싱을 했다. 즉 포인트를 따 판..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단순히 학문이론서라기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식있고 믿을 만한 자의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고 한번 쯤은 읽어볼 만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읽다보면 어잌후!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심지어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시켜 현재 좆tothe망을 향해 가고 있는 엘리트 예술(문학, 미술 다 포함)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거기서 따온 오늘의 명문! "20세기 엘리트 예술과 비평의 지배적 이론들은 인간 본성을 호전적으로 부정하면서 출발했다. 그것이 남긴 첫 번째 유산은 추하고 혼란스럽고 모욕적인 예술이고, 두 번째 유산은 위선적이고 난해한 학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놀라워한다." 존나 속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