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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걸리버 여행기는 그야말로 전 세대에 걸쳐 읽히는 풍자해학문학의 마스터피스로서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야만 하는! 필독도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걸리버 여행기를 제대로 읽으려면 반드시 흥미위주, 어린이용 각색본이 아닌 무삭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 원체 아스트랄판타지스러운 설정에 각색축약본이 많아 걸리버 여행기를 가벼운 어린이 소설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그게 꼭 나쁘단 의미는 아니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는 소설이라 대중들에게 친숙하다는 장점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애당초 걸리버 여행기의 취지가 그렇다. 당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철학, 통찰을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건 어려운 말과 글을 두꺼운 책에 구겨넣는 저술가가 아니라 스위프트와 같이 가벼..
요즘 태양의 후예란 드라마가 이슈의 중심에 있고 드라마의 고증문제로 치열한 혈투가 웹 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드라마의 팬들이야 어떻게든 드라마를 응원하고 옹호하고 싶을 테니 그것이 비난이든 비판이든 외면하고 싶을 것이다. 또 비난하는 이들은 이런 드라마의 인기가 급상승 함으로 인해 제2, 제3의 이런 드라마가 나올 것이 두려울 것이다. 어차피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고, 피터지게 싸운다 한들 결국 이 드라마는 공중파 드라마의 부진 속에 이례적인 높은 시청률과 화제의 중심에서 승승장구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난 이 싸움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작 드라마이고 작가의 판타지인데 따지지 말라'는 소리는 개소리라는 건 짚어주고 싶다. 어려운 용어를 들먹일 필요도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그냥 '..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단순히 학문이론서라기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식있고 믿을 만한 자의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고 한번 쯤은 읽어볼 만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읽다보면 어잌후!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심지어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시켜 현재 좆tothe망을 향해 가고 있는 엘리트 예술(문학, 미술 다 포함)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거기서 따온 오늘의 명문! "20세기 엘리트 예술과 비평의 지배적 이론들은 인간 본성을 호전적으로 부정하면서 출발했다. 그것이 남긴 첫 번째 유산은 추하고 혼란스럽고 모욕적인 예술이고, 두 번째 유산은 위선적이고 난해한 학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놀라워한다." 존나 속이 시원하다...
강남 길거리 지나가다 충동구매한 러시아 단편 걸작선에 실려 있던 막심 고리끼의 단편 스물 여섯 사내와 한 처녀를 읽고 나는 일종의 컬쳐충격을 받고 순식간에 막심 고리끼의 빠돌이가 되어 그의 소설을 줄줄이 찾아보기에 이른다. 제빵소에서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프레즐을 굽는 스물 여섯의 인부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 압권인데 내 심금을 울린 부분은 바로바로- -말할 것을 죄다 말해 버린 사람에게 침묵이란 무시무시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할 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침묵은 간단하고도 쉬운 일이다.- 캬! 이번 명문은 전과 달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나의 직관이 졸라 멋지다고 울부짓는다. 고된 노동 속에 감각이 무뎌져 말을 잃은 노예들의 푸념과도 같지만 언중유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