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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인문학이란 뭐냐?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이란다. 자연과학과 배치되는 개념이란다. 그렇다면 뭐겠냐? 철학, 경제학, 예술, 법률, 역사 등등 하여간 별의별 잡다한 지식과 통찰에 관한 글을 말한다. 사실 밑에 쓴 소설, 즉 넓게 보면 문학도 여기 포함인데 우리가 통상 인문학 서적이라고 씨부리면서 읽는 책이 뭔지는 다들 잘 알 테니까 그냥 제외했다. 자 그럼 본론 정신 똑바로 박힌 새끼의 인문학 서적 선택은 어째야 할까? 이건 뭐 씨발 길게 쓸 것도 없다. 그 분야의 정통한 전문가, 연구자의 책을 보면 된다. 끝이다. 야 씨발 이건 내가 쓰면서도 존나 좀 병신같긴 하다. 너무 당연한 얘기라서. 그런데 가만 보면 이 존나 당연한 소리가 출판시장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본질적으로 소설은 알다시피 이야기다. 스토리다. 그러한 관점에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소설은 이렇다. 그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그 이야기를 위해 존재하며 그것이 또한 합당한 소설이다. 캐릭터, 배경, 대사, 묘사, 문체 등등등 소설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반드시 이야기의 도구로서 쓰여야 한다는 거다. 생생한 캐릭터, 절절한 배경 묘사, 예쁘고 보기 좋은 문장, 놀라운 인문학적 지식, 뛰어난 세태반영 풍자, 깊이 있는 철학이든 뭐든 간에 그것이 이야기와 동떨어져 있다면, 그와 관계없이 쓰인다면 그 소설은 기본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작가의 허영심만을 드러낸, 최악의 경우 쓰레기가 된다. 내가 미문주의니 뭐니 하는 걸 개극혐하는 이유가 이거다. 씨발 갑자기 혈압오르네. 이야기랑은 좆도 관계 없는 예쁘고 그럴싸해 ..
우선 사람들이 도통 독서를 안하는 이유부터 시작해보자.일단 한 가지, 사람들이 책을 보지 않는 것은, 독서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거다. 활자물보다 훨씬 접근성이 우월하고 월등한 시청각물들이 현대에는 그야말로 넘쳐나서 주체를 못할 지경이다. 영화, 웹툰, 각종 SNS에 웹동영상까지 하여간 뭐 끝도 없다. 자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활자물의 시대는 이대로 종말인가? (종이책이 아닌 E북도 있지만, 알다시피 종이책 보는 사람이 E북도 본다. 그냥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결론을 말하자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활자물의 종말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활자물, 글로 접하는 매체는 어쨌거나 다른 시청각 매체와는 확연히 다른 기관을 이용할수록 재미와 쾌락을 느끼는 확연히 다른 매체다. 그 어떤..
핑커님의 역작 존나게 두꺼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펼쳐지는 반박불가한 매우 논리적인 논지를 펼치며 서서히 결론으로 치닫는 것이 아주 죽음이다. 엄청난 텍스트 만큼이나 수많은 촌철살인의 명문이 넘치고 또 넘친다. 앞으로도 여기에 많이 언급할 것이다. 오늘 언급할 대목은 핑커님이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도 아닌 애매한 혼합정부에 대한 이야기다. 좋게 말해 혼합정부지 개허접정부라고 부르는 게 옳다. 핑커님이 직접 언급했다. 아무튼 그런 이야기들 중에 발췌~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신생 정부의 운영자는 독재자나 도둑 정치가일 때가 많았고, 가끔 정신 이상자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명문이랄 건 없고 그냥 역사적, 통계적 사실을 언급한 건데 저거 보고 존나게 소름돋았다. 우리도 잘 ..
사실상 사드의 저서 중 가장 추천하기 힘든, 가학적이고 변태스런 온갖 행위들을 글로나마 제한없이 써제껴보고 싶어서 쓴 것만 같은 소돔의 120일이지만 사드의 저서답게 수많은 철학적 내용, 수사적 문장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아는 작가들 중에 사드가 제일 글빨 좋은 것 같다. 미친놈이란 오명이 있지만 그거랑은 별개다. e북으로 나왔길래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e-pub이 아니라 pdf 형식인지 모르겠다. 보기 졸라 불편하다. 밑줄도 못 긋고, e북 좀 재정비해서 재출판했음 좋겠다. 아무튼 오늘의 명문은 그의 소설 소돔의 120일 중에 따왔다. 온갖 상스런 내용 안에 또 주옥 같은 명문이 많지만 직전에 썼던 리바이어던의 정당성에 관한 내용이 있기에 써본다. 진짜 거의 천..
머니 투데이에 이런 기사가 났다. -> [2015 출판결산] 웹소설↑ 장르문학↑…순수문학의 나태함이 장르문학의 치열함에 밀려 뭐 이런 류의 기사야 요즘 비일비재하니 그렇다치고 그 안에 몇몇 소위 문학계(?)에 있다는 분들이 인터뷰한 내용이 존나 어이가 없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대중문화가 반짝거릴 호황이 있는 것처럼 이 역시 ‘한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순수문학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장르문학은 원초적 재미를 넘어서지 못하고 휘발성 강한 텍스트로 뭉쳐 상업적 본능에 충실하다”며 “수준 낮은 작품을 끊어주는 생각하는 독자들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 이걸 존나 진지빨면서 인터뷰 했다고 생각하니 저런 자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 출판계는 좆tothe망을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