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오늘의 명문 (54)
<복덕방>
나는 원래 문장 자체가 난해한 철학서 같은 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의 기준 중 첫 번째가 한 눈에 쏙쏙 들어오고 잘 읽히는 글, 명료하게 떨어지는 글이다. 사실 사르트르도 그렇고 니체나 쇼펜하우어의 유명 철학서들 보면 저런 기준에서 답이 안나오는게 사실이라 잘 안 읽는다. 솔직히 읽다보면 충분히 한 문장으로 설명 가능할 것 같은데 존나게 중언부언 하는 거 같은 게 많다. 거기다 원체 과거에 쓰인 것들이라 현대적 시점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물론 중언부언은 내 이해력이 희대의 천재들을 따라가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그런데 그 와중에도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곤 해서 가끔 꾹 참고 보기도 한다. 오늘 선정한 문장도 그렇다. 요즘 여기저기 프로불편러들이 존나게 ..
간만에 오늘의 명문을 선정한다. '사랑은 없다'는 아주 유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에세이집인데 가볍게 읽어볼 만 하다. 난해하지도 않고 요즘 나오는 처세술이나 힐링 서적의 19세기 버전이라 보면 될 것이다. 사랑과 행복, 종교, 정치, 인간적 고뇌 따위에 대한 쇼펜하우어라는 위대한 철학자의 나름의 통찰을 살필 수 있다. 오늘은 여기서 최근 탄핵 사태에서 범죄용의자의 대리인단 및 그를 비호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딱 맞는 구절이 나오기에 한 번 끼적여 본다. 특히 이들은 추악하고 저급한 행위가 나이의 많고 적음과 전혀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자존심과 명예욕은 나이와 관계 없으며 외려 나이를 먹을 수록 심해진다며 이와 같은 이유를 댔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체력의 한계를 느끼..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는 말 그대로 두 사람의 대화를 다룬 작품으로, 사드의 무신론적 유물론 개념을 깔끔하게 확인할 수 있는 한 편의 짧은 희곡이다. 여타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사드적인 관념이 주를 이루는데 분명한 것은 아주 강한 설득력은 기본, 약간의 극단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 아주 심오한 사드만의 철학적 고찰을 엿볼 수 있다. 오늘의 문장은 그 일례로써 그의 깊은 고뇌가 놀랍게도 죽음에 관한 현대 물리학적 사고를 유추해낸 문장이다. 사제가 죽어가는 자에게 삶의 끝에 뭐가 있냐며 무슨 이론을 가졌냐며 따지자 죽어가는 자는 무의 이론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여보게, 세상에 소멸하거나 파괴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오늘은 인간, 내일은 벌레, 모레는 파리일 뿐, 여전히 존재는 유지되는 것 아닌..
오늘은 매우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님의 명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따왔다. 1941년에 쓰였다지만, 한 시대의 명저에서 현대의 고전으로 거듭났다는 홍보문구와 딱 들어맞게 근대를 넘어 현대인이 느끼는 필연적 무력감, 허무함, 공허함에 대한 답과 치유, 사회적 관점에서 나름의 대안과 방향을 제시한다. 꼭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듯- 아무튼 오늘의 명문은 민주주의와 파시즘에 차이에 관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파시즘의 차이의 진정한 의미를 정의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완전한 발전을 위한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조건을 창조해내는 체제다. 반면에 파시즘은 어떤 이름을 내세우든 개인을 자신과 관계없는 목적에 종속시키고, 진정한 개성의 발달을 약화시키는 체제다." 민주주의의 ..
요즘 주요 언론과 방송에서 앵무새처럼 북한의 핵개발 및 도발에 대해서 떠들고 있는데 거기서 몇몇 댓글들을 보며 존나게 소름이 돋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들의 무식함과 병신좆같음에 존나게 빡이 치고 소름이 돋았다. 선제공격을 하자는 둥,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는 둥 하는 댓글들 말이다. 물론 당연히 아주 극소수에 불과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인터넷 상에 병신이 많아도 그렇게까지 상병신은 많지는 않으리라 본다.그래도 눈에 보이니 열받는 건 어쩔 수 없다. 씨발 얼마나 무식하고 병신 같으면 요즘 같은 시대에 침략과 전쟁을 입에 담을까? 김정은이 개지랄병을 떨든 말든, 핵개발을 하든 말든, 일단 우리 같은 소시민은 씨발 전쟁만 안나면 그냥 다행인 거다. 근데 그런 소시민 새끼들 입에 전쟁이 담기는 것 자..
간만에 블로그에 글 많이 쓴다. 오늘의 명문을 두 개나 올린다. 거의 우주롹스타에 가까운 과학자 닐 타이슨의 저서 스페이스 크로니클에서 발췌했다. 아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인데 우주롹스타라는 건 그만큼 유명하다는 의미지 그의 과학적 성과나 능력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아무튼 그가 아주 재미나게 쉽고 쓴 말 그대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스페이스 크로니클은 마냥 우주과학 도서가 아니라 상당히 인문학적, 정치적 내용이 많이 첨가된 책이었다. 뭐 그걸 빼면 아주 쉽고 재미나고 가볍게 우주에 대한 여러가지 상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 아무튼 거기서 나온 내용인데 우주에 대한 건 아니다. ㅋㅋ 닐 타이슨이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 중에 한 말이 책의 한 챕터인데 미국인들이 우주에 관심을 끄는 것에 관한 비판 중 나온 ..
이제보니 오늘의 명문에 올린 포스팅 중, 스티븐 핑커님 저서에서 따온 말이 제일 많다. 그만큼 몇 번이나 읽고 씹고 맛보고 즐기고 싶은 명문이 존나 많은 명저라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오늘은 핑커님의 아주 유명한 빈 서판의 한 구절을 따온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이 쓰고, 쓰고 싶은 말이다. 스티븐 핑커님이 하버드 대학원 시절, 인공지능과 컴퓨터 인지모델을 비판한 한 교수의 책을 읽고 난 뒤 우려와 함께 남긴 한 줄 평이다. 존나 촌철살인이라 내 머리에 기냥 다이렉트로 쑤셔박혔다. "논리는 짧고 신성함은 길었다." 캬! 대박이다. 저것도 모자라 핑커님은 책의 몇 부분을 인용했는데, 컴퓨터 신경계에 관해 교수는 일말의 논리도 없이 그저 음란하다느니 문명인의 마음에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는 둥의 원색적 비..
오늘의 명문은 전과 달리 좀 독특하게 두 거장이 서로 다른 시각에서 짧은 인간의 삶, 인생무상에 대해 작품 속에서 논한 것을 풀어본다. 어쩌다 도연명 시를 봤는데 사드의 소설 구절과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고 있더라.ㅋㅋㅋ 먼저 사드의 악덕의 번영에서, 쥘리에뜨의 나폴리 순례 중 루클루스의 집터를 구경하며 쥘리에뜨가 곱씹는다. 죽음의 여신이 손에 든 커다란 낫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선인이든 악인이든 모조리 싹둑 베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주 잠깐 머무를 뿐인 인생길은 되도록 꽃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죽음의 여신이 우리의 목숨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동안엔 행복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도록 명심해야 한다. 다음, 사드와 달리 고풍스런 삶을 산 도연명의 시, 돌아가리라 中.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