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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28. 2022, 대한민국의 '그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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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래의 서울, 명진과 호철은 20년지기 불알친구다. 둘은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인다. 대화를 주고 받던 명진이 오늘 이별한 호철을 향해 말한다.
“야 그러지 말고 힘내 씨발놈아.”
호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든다. 이때 곁에 있던 한 남자가 말한다.
“왜 그분에게 욕을 하시죠? 기분 나쁘실 거 같은데.”
명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다른 테이블에서도 들고 일어선다.
“맞아요. 저도 그 생각했어요. 왜 욕하세요?”
이때 호철이 나섰다.
“아니 전 괜찮습니다. 우리 오랜 친구라서.”
그러자 어느새 열댓명이 모인 '그들' 중 하나가 나서서 말했다.
“아니요. 아마도 당신은 너무 욕을 먹어온 나머지 이런 부당함에 저항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항변하는 명진의 머리채를 끌고 나가 '그들'은 늘 그렇듯 그를 정신이 잃을 때까지 두들겨팬 다음 화형시켰다. 그 다음 '그들' 중 하나가 공포에 질린 호철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
"어때요? 이제 당신은 언어 폭력에서 자유롭습니다. 언어 폭력은 정말 잘못된 일이거든요."
호철은 벌벌 떨면서 수긍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무리 정의로운 의도라 할 지라도 너무 심했다는 거다. 그렇게 2022년, 언어폭력을 사유로 화형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법이 통과됐다. 그러자 '그들'은 자신들 덕분에 또 한번 대한민국이 진보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엔 언어폭력을 사유로 화형을 시키는 자들을 사냥해 화형시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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