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버드박스 비추 스포 有 본문

잡설

버드박스 비추 스포 有

TripleGGG 2019. 3. 20. 22:10
반응형

넷플릭스에서 하도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평을 보아하니 좋다는 말이 많아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판오분전. 끝까지 보긴 했는데 참으로 옅디 옅은 세계관과 개연으로 큰 실망을 금치 못했다.

우선 이 영화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참신한 설정부터가 문제다. 무언가가 보이고 그걸 보면 사람이 자살을 한다. 신박한 설정이긴 한데 그 설정이 아주 그냥 제멋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수준이다. 

일단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고는 요상한 표정으로 자살하기 시작하는 것까지는 "오오-"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이 설정을 이어가는 게 존나 어처구니다. 그 무언가를 안 보면 괜찮고, 실내에 있으면 괜찮다. 또 그 무언가는 사람과 사람을 통해 감염되는 좀비병 같은 건 분명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집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밖에서 살려달라며 문 두드리는 사람들을 존나게 무서워하면서 경계한다. 왜? 그건 씨발 감독도 나도 모른다. 그냥 그러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정신병원에 있던 미친놈들은 그걸 봐도 괜찮고 사람들에게 그걸 보게 해서 자살하게 한다. 갑자기 왜? 그건 씨발 감독도 나도 모른다. 그냥 그러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어느새 그 무언가가 '악령'이 돼 있다. 갑자기 왜? 그건 씨발 감독도 나도 모른다. 그냥 그러고 싶었나보다. 주인공 빼고 사람들을 차례로 죽이긴 죽여야 하는데 왜 죽여야 할지 고민하다가 에이 씨발 그냥 그렇다고 하지 뭐- 이런 거 같다. 하여간 구멍이 숭숭 뚫린 내용이다. 더 설명하기도 귀찮다.

어쨌든 그렇게 어거지 설정이 계속되니 이 인물들이 도대체 왜 저리 공포에 질리는지, 꼴갑을 떨면서 기겁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즉 영화 속 인물들끼리만 무섭고 나는 안 무섭다. 최악이다.

더하여 영화평을 보면 혹자는 이 영화가 여성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을 높게 평가하던데 그것도 엉망이다. 난 무슨 에일리언의 리플리 중위 정도 되는 줄?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고 어찌어찌하다가 대피소를 찾아가는데 성공했을 뿐이다. 감독이 여성 히어로를 그리는 법에 관해 리들리 스콧한테 가서 삼천배하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

아무튼 여러모로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재확인 시켜준 존나게 과대평가된 영화였다. 사실 재미있고 심도 있는 영화인데 내가 이상한 건가? 싶지만 두번 볼 용기는 안 나는, 개노잼 무비였다. 차라리 한국오리지널 '킹덤'이 몇 배는 더 재미있다.

이게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영화로 컨버전하면서 내용이 많이 생략돼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시간이 남아돌아서 주체 못할 정도면 뭐 한 번 보세요. 아님 말고.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