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28> 쇼펜하우어, 에세이 中 본문

오늘의 명문

<28> 쇼펜하우어, 에세이 中

TripleGGG 2017. 10. 18. 01:31

오늘은 쇼펜하우어의 에세이에서 하나 따왔다. 뭐 따로 이유는 없다. 그냥 마음에 드는 문장이라 따왔다. 

"정상적 토론을 위해서는 쌍방의 지적 능력이 엇비슷하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준 미달로 인해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단력이 부족한 경우 토론이 시작된 지 한 시간도 안 돼 주제의 본질을 잃고, 상대방의 의견에 무조건 분노하며 난장판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 애초에 이해력과 판단력이 뒤떨어지는 자들과는 논쟁 자체가 성립이 안 되기 때문에 아예 시작을 말아야 한다. 이에 관해 쇼펜하우어는 이런 이야기들도 남겼다.

"지적능력을 갖춘 자들은 지식과 별개인 자신의 이해력과 판단력 역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착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자들일수록 승리하고픈 의지에 지배당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억지, 회유, 속임수부터 폭력까지 다양하다."

"토론에 임하는 상대방의 주장에서 편협한 시각이 조금이라도 엿보인다면 즉시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시작도 전에 자신의 주장이 결론이라 확신하고 있다."

요는 쓸모 없는 논쟁으로 정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쇠귀에 경을 읽어봐야 소용 없다는 말이다. 가까운 국감현장이나 인터넷 댓글로 벌어지는 여러가지 논쟁들만 봐도 이와 같은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주 흔히 벌어지는 일이란 거다. 상대를 이해시키려 애쓰는 것은 상대가 이해할 준비가 돼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그냥 말을 마는 것이 오히려 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거기다 수많은 대중이 논쟁의 과정에서 빚어지는 선택적 반응이 아닌 정서적 결말로 대응하기에 비슷한 일이 계속 발생한다. 박근혜가 동정표로 당선된 것만 봐도 쉬이 알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이밖에도 이와 비슷한 논쟁과 토론, 문장법에 관한 많은 글들을 남겼는데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기에 나 또한 실제 생활에 접목하여 득을 본 일이 있다. 꽤 실용적이라 할 수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