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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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마이크 타이슨 찬양

TripleGGG 2017. 4. 2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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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당대의 명예와 명성을 누리기 위해 가장 중요하며 필수적인 조건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그것은 재능과 노력이라고 답한다. 나 또한 그러길 바란다. 그러나 사실 정답은 따로 있다. 그것은 운, 혹은 우연이다.

물론 재능과 노력이 갖춰진 자에게 운이 따르는 것이라는 말도 맞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재능과 노력이 갖춰졌는데 운이 따르지 않는 자와 일말의 재능도 노력도 부재한 자에게 벼락처럼 운이 들이닥친다고 해보자. 대개 여기서 명예와 명성은 후자에게 돌아간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신체능력을 겨루는 스포츠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한 스포츠는 운이 개입할 여지가 '그나마' 적은 곳이다. 특히 자랑할 만한 육체의 재능을 타고난 자가 노력을 경주하 인간능력의 극한을 보여줄 때, 사람들은 감동한다.


그리고 여기서 내가 사랑하는 복싱 혹은 격투기의 매력이 드러난다.


신체적 재능을 타고 나야하며 거기에 극한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링 위에 서는 것이 혼자라는 점이다. 고독한 싸움이라는 점이다. 육체의 의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이라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하는 스포츠 또한 분명한 매력이 있으나 앞서 제시한 관점에서 숫자가 늘어날 수록 운이 개입할 여지와 확률이 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복싱과 격투기를 칭송하고 사랑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는 타이슨을 천재라 평한다. 그가 현자는 아니었을지언정, 전성기 그가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신체적 재능과 의욕에 있어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수준의 것을 펼쳐보였다. 참으로 나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에게서, 고뇌하는 인간에게서, 먹잇감을 노리는 굶주린 야수의 행위를 보았다. 당시 그에게 운과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순수한 육체의 의지로 제 앞의 장애물을 깨부쉈을 뿐이다. 하이에나 무리 사이에서 태어난 사자와도 같았다. 그만큼 보기 힘든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상대의 귀를 물어뜯는 불미스런 행위를 저질렀고 수많은 스캔들과 함께 링을 떠난다. 나는 이조차도 그가 인간보다는 야수에 가까운 존재이기에, 너무도 다른 존재였기에 겪는 숙명이었다고 본다.

물론 현재의 타이슨은 인간이 됐고, 어른이 됐다. 조리있는 말솜씨로 자신의 과거를 말하고, 합리적, 논리적으로 선수들을 평가한다. 그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 이 모습도 좋다. 하지만 그의 야수성이 흘러넘치던 과거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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