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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죽음을 대하는 자세

TripleGGG 2015. 11. 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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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로 전 세계는 충격과 비탄에 빠졌고 sns도 온통 파리 테러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바로 그 전날 이루어진 베이루트에서 연쇄자폭 테러에 대해선 잠잠하다가 유독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는 글을 보았다. 미디어의 편중과 대중의 이중적 잣대를 비난 혹은 비판하기도 했다.


모든 죽음, 그것도 테러라는 불상사로 인한 선량한 이들의 희생은 모두 똑같이 슬프고 안타까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파리의 테러에 대해 대중이 더 비통해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잘못된 일일까? 죽음과 재앙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른 것이 꼭 미디어의 편중과 대중의 무지, 비합리 때문일까? 


결론은 아니다. 우선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가치 역시 같다는 말은 옳다. 미디어가 사건사고를 전달하는데 있어 근면해야 한다는 것도 옳다. 그러나 슬픔과 애도의 총량은 대상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자세는 대상의 친밀도, 유대감, 관계에 비례한다.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프랑스 파리는 한 번쯤 다녀왔으며 다녀와보고 싶은 곳이다. 예술가의 도시, 에펠탑, 몽마르뜨 언덕, 개선문, 파리지앵 등등 파리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만큼 친밀하고 친숙한 도시가 파리다. 반면 상당 수의 사람들은 베이루트가 어디에 붙어있는 도시(레바논의 수도임)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세계 모든 나라를 모두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베이루트에 친척이라도 살고 있거나 자주 방문하거나 하는 이들은 역으로 파리보다 베이루트의 테러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다. 


즉 더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파리의 테러에 상대적으로 그만큼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다. 이것은 마치 이름 모를 누군가의 죽음보다 내 형제의 죽음이 더 슬픈 것과 비슷한 것이다.


잘못 해석하면 이를 선진강국이 약소국에 비해 죽음에 대한 애도마저도 독식한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인간이 가진 본성에 대한 이야기며 그러한 결과와는 관계없이 순수하게 사실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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