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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첸코 vs 월터스 이제야 봤다. 본문

복싱

로마첸코 vs 월터스 이제야 봤다.

TripleGGG 2016. 11. 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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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로마첸코가 이기리라 예상은 했지만 경기내용이 이럴 줄은 몰랐다. 


니콜라스 월터스가 누군가? WBA, WBO 양 기구의 슈퍼페더급 타이틀 홀더이며 27전 무패 챔피언이다. 거기다 한때나마 천재라 불렸던 노니토 도네어를 완벽하게 링 바닥에 처박은 당사자 아니던가?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로마첸코는 마치 동네 체육관 관장이 중학생 복서 지망생에게 스파링하며 복싱교습을 하듯이 월터스를 두들겼다. 정말 그런 듯 보이는 것이 실제로 넉다운을 부를 만한, 결정타라고 볼 만한 펀치는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7라운드에 상당히 몰아치긴 했지만, 분명 치명적인 데미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월터스는 경기를 포기했다. 내 보기에- 어쩌면 월터스의 멘탈이 무너진 것은 아닐까? 굴욕을 느꼈다고 본다. 굴욕적일 정도로 로마첸코는 월터스를 농락했다.


로마첸코 움직임은 무슨 CG게임 캐릭터와도 같았다. 그것도 치트키를 쓴.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그냥 월터스가 한 수 아래였다. 발도 더 느려, 손도 더 느렸다. 


로마첸코가 원체 빠른데 부지런히 움직이는데다, 쉴 새 없이 페인트 조지지, 카운터까지 콤비네이션까지 섞어서 시시각각 튀어나오니 이거 애초에 제대로 손이나 뻗어보겠냐 이 말이다. 로마첸코는 동작 자체가 그냥 전부 다 페인트모션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특유의 빠르고 큰 횡이동은 여전히 엄청나고 말이다. 큰 펀치는 없었다지만 정확히 보고 전광석화처럼 꽂는 잽이나 어퍼컷, 스트레이트는 물론 좁은 공간 안에서 짧게 치는 펀치도 예술이었다.


해설자가 로마첸코가 아름답게 복싱을 한다고 했다. 비록 시원한 KO는 나오지 않았지만, 분명 로마첸코가 눈이 즐거운 복싱을 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거기다 비록 빠른 몸놀림과 정확한 콤비네이션을 구사하며 차근차근 경기를 쌓지만 로마첸코는 절대로 수비위주의 포인트 복서는 아니다. 언제든 기회가 있으면 상대를 눕힐 스탠스, 전진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공격형 복서라고 본다.


과연 로마첸코가 라이트 그리고 웰터급까지 노려볼 수 있을까? 로마첸코 본인은 분명 4체급까지는 먹겠다고 했으니 반드시 도전을 이어나가리라고 본다. 거기다 아직 나이도 한창 때고 지금 8전만에 두 체급 타이틀을 먹었으니 시간적으로는 충분하다. 거기다 프로에 완벽히 적응한 로마첸코의 스피드와 크닉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챔프 위의 챔프라고도 불릴 만하다. 허나 문제는 로마첸코의 펀치가 웰터까지 먹히겠냐는 점이다. 체급이 올라가며 상대의 내구력이나 펀치도 기하급수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물론 8전 7승 1패 5KO로 분명 로마첸코의 KO률은 상당히 높다. 그러나 체급을 올린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펀치만으론 아직 장담은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야 개인적으로 로마첸코가 분명 파퀴아오의 뒤를 잇는 복싱계의 슈퍼스타로서 거듭날 자격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고 보며, 슬슬 그러한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11월 대박매치들에 대한 나의 승패 예상이 전부 맞아들어갔다. 

참고-http://tripleggg.tistory.com/195 

허나 워드의 경우 판정으로 가면 워드가 유리할 거라는 예상이 맞았지만, 매우 씁쓸한 감정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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