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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정말 맛있는 커피 원두 선택법

TripleGGG 2023. 5. 25. 00:55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작년 초쯤에 갑자기 커피 뽕이 꽂혀가지고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에 핸드드립 기구 바리바리 갖췄다. 그렇게 약 1년 간 나름 이름난 로스터리의 커피 원두(블렌드, 스페셜티 전부 다) 수십 종류 이상 먹어보고 수많은 커피 유튜브 및 전문가 글을 읽고 결론내린 방법 공유한다. 

순서부터 말한다. 

0. 기본적인 커피 스킬 갖추기

진짜 전문 바리스타처럼은 아닐지라도 집에서 커피 즐기려면 일단 원두의 맛을 개좆같이 뽑지는 않을 정도의 지식과 기술은 있어야 한다. 이건 사실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유튜브 보고 익히면 된다.(에스프레소 뽑는 건 어느 정도 숙련이 필요하지만 이것도 뭐 대충 하면 된다.) 중요한 장비는 그라인더 정도? 그라인더는 좋은 거 쓰는 게 좋더라. 다들 생각이 다르긴 할텐데, 난 사실상 커피맛의 9할은 원두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장비는 기본빵으로 갖추면 된다고 본다. 물론 좋으면 좀 더 낫긴 할 거다. ㅋㅋㅋ

1. 내 입맛 찾기

이게 제일 중요하다. 왜냐면 미각 만큼 존나게 취향이 다양하고 다른 것도 없다. 나는 씨발 똥은 상상만 해도 토가 쏠리는데, 이웃집 치와와는 존나 맛있다고 핥아먹는다. 이게 미각이다.사이비일수록 이 다양성을 개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모 자칭 맛칼럼리스트전문가 새끼 극혐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지가 맛있는 게 무조건 더 맛있데 븅신새끼가 씨발.

아무튼 커피도 마찬가지다. 호불호가 있다. 물론 그럼에도 진짜 전문가나 스페셜리스트는 분명히 존재하고 나 역시 인정한다. 커피의 맛을 여러가지 개념을 가져와 정의, 정리하고, 구분하며 자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것 역시 필요하다. 그 또한 내 입맛 찾기에 도움이 된다. 왜냐면 커피의 맛과 향에만 쓰이는 특수한 용어나 관념이 있고 그걸 이용해 내 취향을 정의하는 일은 좀 더 뚜렷하게 내 입맛을 찾게 해준다.

지식을 쌓고 이 사람 이야기도 들어보고 저 사람 이야기도 들어보고, 이것저것 사서 이런 저런 방식으로 마시다 보면 커피의 산지와 가공방식, 배전도, 컵노트에 대한 호불호가 생긴다. 더블 아나에어로빅? 난 그거 먹을 때마다 쏠리던데? 이상하게 과테말라 커피는 풀냄새가 나네. 에티오피아는 거의 다 비슷한데 개좋음. 난 좀 약하게 볶은 게 상큼하니 좋네. 뭐 이런 식으로.

여기까지 오면 사실 90% 끝.

2. 내 입맛에 맞는 로스터리 찾기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물론 비싸면 맛있는 거 많긴 하다. 나도 씨발 게이샤 원두 개좆같이 비싸네 이 개새끼들 어디 얼마나 맛있? 어 씨발 맛있긴 하네. 그렇긴 하지만 가성비 원두 중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커피 많다.커피라는 건 아까 말했다시피 내 입맛에 맞추는 게 무조건 와따기 때문에 내 입맛을 찾았으면, 거기에 잘 맞는 블렌드나 스페셜티를 합리적인 가격에 취급하는 로스터리를 찾는 게 그 다음이다.

요즘 우리나라 로스터리 진짜 저렴하게 잘 볶는, 괜찮은 곳 진짜 씨발 존나게 많다. 스타벅스 원두가 별로다- 구리다- 이런 건 아닌데, 그 가격이면 적어도 신선도 측면에선 100배 1000배 뛰어난 원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러면 이제 안정적이고 충만한 커피생활 즐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이런저런 스페셜티 원두(에티오피아 위주 및 가끔 게이샤) 다양하게 조금씩 +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미드센추리 블렌드 500g을 주기적으로 시켜먹는다. 난 이 블렌드가 내 입맛에 거의 90%정도 맞는 원두임. 그밖에 배전도는 중-약배전 위주로 사고, 가공방식은 워시드 or 내츄럴만 찾는다. 절대로 무슨 탄소발효니 뭐니 안 먹음. 이거 맛있단 사람도 있는데 난 존나 토쏠릴 정도로 안 맞음. 이거 발효 들어가면 가격 비싸지던데 개이득 ㅋㅋㅋ.

아무튼 간만에 뻘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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