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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이 브룩을 봐줬다?

TripleGGG 2016. 9. 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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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골로프킨 vs 켈 브룩 전에 대한 말들이 오가는 중에 골로프킨이 일부러 브룩을 봐주느라 좀 맞아주면서 5라운드에 KO시킨 것이라는 말이 많던데 이에 대해 한마디 보태고 싶다. 아니 반론을 펼치고 싶다.


우선 이게 말이 안 되는 가장 결정적 이유는 골로프킨과 브룩이 동네 체육관에서 스파링을 한 것도 아니요- 골로프킨이 브룩을 가르치는 관장도 아니라는 점이다. 체급이 어찌됐건 이들은 둘 다 세계챔피언, 그러니까 둘 다 실력이 걸리든 돈이 걸리든 초일류급이라는 것이다. 까딱 실수하면 명성이고 돈이고 좆될 수도 있는 그런 초일류들의 시합에 누가 누굴 봐줬다는 표현 자체가 우선 적절치 않다. 



물론 나 역시 골로프킨의 압도적 강함을 칭송하는 것을 즐기지만,ㅋㅋ 일단 이번 경기만 놓고 보자면 내 보기에 봐주거나 했다기 보다 전략의 차이에서 빚어진 모습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골로프킨은 자신의 경기를 10점 만점에 3-4점 이라 말했고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더하여 켈 브룩이 미들급 선수가 아니라며 그의 펀치가 큰 영향이 없어 2라운드부터 무조건 돌진했다고 했다. 이 두가지를 종합해도 답이 나온다. 


초반 골로프킨이 당황한 것은 맞다. 원체 8라운드 이상 갈 거라고 얘기했던 그다. 그 역시 켈 브룩을 무시하고 봐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완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켈 브룩이 초반부터 그렇게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을 것이다.


거기에 켈 브룩의 저돌성과 스피드, 노련함이 빛을 발한 것도 맞다. 허나 안타깝게도 그의 펀치는 골로프킨에게 그닥 데미지를 주지 못했고, 골로프킨은 그때부터 그냥 전진을 한 것이다. 전진이란 뭐다? 공격 일변도다.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며 러쉬를 한 것이다. 왜? 완급조절은 실패했으니까. 상대가 강으로 나오면 강으로 받아쳐야 하니까.


즉 전에 했던 다른 미들급 선수들처럼 신중하게 거리를 재고, 잽을 던지고, 스텝으로 야금야금 파고드는 과정을 모두 생략한 뒤, 가드 올리고 전진에 전진, 그냥 휘둘렀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대는 초일류 켈 브룩이었고, 켈 브룩이 그런 식의 단순하고 저돌적 공격에 나름의 선전을 펼친 것이다. 골로프킨이 봐줘서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골로프킨이 말했듯 분명한 체급 차이, 더하여 실력차이가 존재했고, 한 두대에도 큰 데미지를 받은 켈 브룩의 내구성이 5라운드 쯤 가자 터져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켈 브룩이 예상 외로 잘 싸워준 거지 골로프킨이 봐줬다느니 하는 표현은 그리 옳지도 좋지도 못한 표현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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