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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혐오를 씨부리다

TripleGGG 2020. 4. 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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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나쁘다.

이거 요즘 존나게 핫한 굉장히 반박불가한 교조적인 명제 아니냐? 그런데 실상 혐오라는 건 본능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에게 날 때부터 내재된 반응이다. 이는 많은 면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 썩어가는 무언가를 보면 혐오감을 느끼고 피해간다. 그럼으로써 세균 감염을 피하고 위생을 확보한다. 생존과 안전의 문제. 똥보면 피하게 하는 게 혐오라는 감정인 것이다. 본능인 거지. 이는 '생리적 혐오'라고 하자.

 

 

다만 그런 생물학적인 반응이 아닌 '비합리적 합리화' 과정에서 태동하는 혐오감이 있다. 인간에게, 생리학적으로 딱히 필요하지 않은 선동선전에 의한 혐오다. 본질을 가리고 논쟁만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나치식 인종 우열 논리에서 파생된 혐오나 혁명 이후 부유층, 지식인에 대한 혐오 따위가 여기 속한다. 이를 일컬어 '사회적 혐오'라고 하자.

따라서 혐오는 무조건 나쁘다는 교조적 명제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러므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왜냐면 혐오가 나쁘다는 교조적 명제라는 것을 이용하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에 무조건 혐오 '프레임'(엣헴)을 씌우는 거다. 예를들어 감염병을 '생리적 혐오'하며 두려워하기 때문에 감염원을 막아야 한다는 제안에 대하여 너희는 중국인을 '사회적 혐오'하기 때문에 입국금지를 요청하는 거다! 인류애를 가져라! 이런 식으로 받아치는 식이다.

이로 인한 문제점은 건전하고 발전적인 토론이나 논의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고, 나아가 더 심각한 문제는 그로 인한 혼란으로 생리적 혐오가 사회적 혐오로, 사회적 혐오가 생리적 혐오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뒤죽박죽 난장판 되는 거지. 정의꾼들이 득달같이 지랄하면 '늘 언제나 늘늘 그렇듯' 역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진짜 무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사회적 혐오가 득세하고 그것이 끝내 증오와 분노가 되어 단순히 피하는 수동성이 아니라 적극성 공격성을 가지게 되는 거다. 그리고 폭력으로 발전하면 뭐 그냥 씨발 좆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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