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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요즘 화두에 올라 여기저기서 한 번씩은 떠드는 포켓몬고를 다운받아서 플레이해봤다. 설 연휴 포함 약 5일에 걸쳐 레벨 7에 도달했고, 30마리(박사에게 넘긴 것 제외)의 포켓몬을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꽤 익숙해졌고, 어지간한 놈들은 원샷원킬이다. ㅋㅋ기모아서 때려잡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무튼 각설하고 그렇게 포켓몬고를 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풀어본다. 일단 내가 직접 해보니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가진 최대의 재미와 강점은 요즘 여기저기 언론에서 포켓몬고만 나오면 앵무새처럼 떠들어대는 AR 즉 증강현실은 절대 아닌 것 같다.(국내에서도 포켓몬고 같은 곧 AR게임이 두 개 정도 출시된다는 언론보도도 있고.) 아무튼 내가 보기에 포켓몬고의 재미포인트 1순위는 당연히 누구나 알겠지만 원작컨텐츠의 파워..
새벽에 시티 오브 갓을 봤다. 내가 왜 이제야 이 영화를 봤는지, 2002년도에 대체 뭘 하고 자빠졌는지, 아니 여태 뭘 하느라고 이토록 훌륭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이제 보게 됐는지 한스러울 정도로 존나게 훌륭한 명작 중의 명작, 마스터피스였다. 이건 뭐 그냥 내년 이맘때까지 물고 빨고 하고 싶을 정도로 잘 빠진 영화다. 지금까지 봐온 그리고 머릿 속에 떠올려온 그 어떤 비극의 악순환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비극적이며 적나라하다. 그야말로 치열한 인간의 삶, 인간의 내면에 분명 자리한 야수가 고삐가 풀려 날뛰는 정글의 희노애락이 처절하게 펼쳐진다. 원작소설에는 300명이 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는데 영화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숫자의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존재하는데 상당히 방대하며 얽히고설킨 그들의 이야..
내가 블로그에 게임을 추천하는 날이 오게될 줄은 몰랐다. 이게 정말 얼마만에 게임이란 것에 이렇게나 깊이 몰입했는지 모른다. PLAY DEAD사의 INSIDE란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어쩌다 유튜브에서 떠도는 동영상을 보고 접하게 됐는데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손을 뗄 수가 없었고 끝내 엔딩을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일종의 어드벤처?다. 엔딩을 본 소감을 말하자면, 게임이라기보다는 지극히 음울하고 어두운 세계관의 중편소설을 한편 읽어 내려간 느낌이다. 미스테리어스하게 시작하고 미스테리어스하게 끝맺는다. 게임의 종반부에 이르러 등장하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엔딩 설정은 그야말로 아연실색이다. 이토록 훌륭하고 깊이 있는 게임이 있다니 적어도 내겐 아주 깊은 인상의 고전소설과도 같았다..
포켓몬 고가 전세계적 초대박을 치고 발빠르게 한국형 고켓몬 개드립까지 튀어나오는 등 그야말로 광풍으로 휘몰아치고 있는 와중에 저런 글을 봤다. 대체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둥 하며 현학적인 분석을 해가며, 어떻게든 제 냉소를 합리화하는 글 말이다. 내가 그러한 질문에 바로 답을 알려주자면- 사실 상 만큼 인간의 여가와 일생에 가장 크고 거대한 파이를 차지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걸 개무시하면 그 무엇도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어떤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는 것은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목적없이 그냥 하는 것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왜 저걸 할까? 왜 저걸 볼까? 분석 존나게 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고 그딴 식으로 분석을 해가지고는 포켓몬 고같은 게임은 절대로 만들 수 없다고 본다. 돈 벌려고..
곡성을 보았다. 곡성은 기존의 나홍진 감독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기존의 작품이 우리 곁의 현실을 다뤘다면 곡성은 대놓고 초현실, 초자연을 다뤘다. 그만큼 추격자나 황해와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면 조금 낯설 수도 있을 것이고, 분명 실망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평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극호, 그야말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완벽으로 수렴하게 하는 영화였다고 단언하는 바다. 나는 아예 아무런 정보도 보지 않고, 보았다. 처음 초자연을 다룬 영화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 나 역시 조금 의아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 평을 하자면 곡성은 그야말로 완벽한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나면 그토록 강조하던 미끼를 물었다는 의미를 알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평소 내가 좋아하던 인문학, 유전생물인류학 및 철학 관련 저서들인 자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제3의 침팬지,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거기에 피터싱어의 동물해방 등등을 모두 뭉뚱그려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잘 정리해준 책인 것 같다. 거기에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라는 제목을 붙인 결정적인 마지막 결론도 꽤 흥미롭고 말이다. 본인도 총균쇠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더라. 아무튼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으로 강추하고 싶다. 지금 내가 빠져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불안에 본질적인 답을 줄 수도 있다. 각설하고 오늘의 명문으로 꼽은 것은 총균쇠에도 여러번 언급된 사기극에 관한 명문이다. 다름아닌 농업혁명이다. 농업혁명이라는 인류 역대 ..
복싱 전도글나는 복싱을 200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제일 길게 쉬었던 게 두 달 정도 인 거 같다. 하여간 엄청 꾸준히 해오고 있다. 요즘에도 1주일에 최하 3번은 간다. 좀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대단한 전적은 없고 앞으로도 시합같은 거 나갈 생각은 없다. 프로자격증도 관심없다. 그렇다고 긴 세월 허송세월 보낸 건 아니다. 적어도 관장님, 체육관 선수들하고 가끔 스파링 상대해줄 정도는 된다. 물론 선수급은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나 복싱 잘한다가 아니다. 어정쩡한 상태지만 이렇게 오래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다. 그 원동력 중 가장 강력한 건 복싱은 아주 재미있다는 거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실력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