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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41. 바이올리니스트
그는 평생을 바이올린에 바쳤다. 그의 명성은 그의 의도와 관계없이 높아졌다. 그는 그저 활을 쥔 손으로 현을 어루만지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 어느덧 그의 의도와 큰 관계없이 그는 선생이 되었고, 제자도 생겼다. 그는 그저 누군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봐주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의 제자 중 하나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 사람들이 몰려와 그에게 손가락질하며 욕했다. 제자의 죄가 곧 선생의 죄라며. 그는 아무런 변명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바이올린을 켰다. 그에게 항의하러 몰려온 사람들은 이내 그의 바이올린을 빼앗았다. 그의 손가락을 짓밟아 부수고 마구 때렸다. 얻어맞은 그가 움직이지 않자 사람들은 떠났다. 그는 그렇게 바닥에서 꿈틀거리며 바이올린을 향해 기어가다 심장..
존짧소(존나짧은소설)
2020. 4. 4.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