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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54> 볼테르, 깡디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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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자 철학서 중 하나다. 일단 재미와 18세기식 해학이 넘치니 다들 읽어보시길. 한마디로 걍 18세기 이말년, 개그소설임 ㅋㅋ 게임도 유튜브도 없던 시기니까 개꿀잼이었을듯. 이 대목도 같은 맥락에서 명문으로 선정했다.
‘퀴네공드의 다정한 연인 깡디드는 아름다운 그녀의 피부가 그을고, 눈이 충혈되고, 가슴이 축 늘어지고, 볼이 쥬름지고, 두 팔이 빨갛게 튼 모습에 놀라 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예의상 곧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깡디드란 소설의 내용 자체가 깡디드가 사랑하는 퀴네공드를 찾아가는 모험이다. 근데 온갖 역경과 고난을 뚫고 막상 맞닥뜨린 그녀...가 저랬다는 거다. 세 걸음 뒤로 물러남.ㅋㅋㅋ
세상 일이 다 저렇다.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던 끝에 꿈꾸던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는 일은 거의 아니 아예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안타깝게도, 슬프게도 인간은 누구나 그 이상향, 목표가 필요하고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다. 모험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중요한 건 그 과정 속에 희로애락이, 삶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 그 자체, 너와 나 우리란 것이다. 깡디드는 그걸 말하기 위한 한 편의 꽁트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하니 깡디드는 종국에 말한다.
“따지지 말고 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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