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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진정 위대한 복서, 파퀴아오의 은퇴전 승리!

TripleGGG 2016. 4. 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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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무려 MBC생중계를 통해 방송된 파퀴아오 vs 브래들리 3차전에서 파퀴아오가 판정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이 경기는 파퀴아오가 직접 은퇴전이라 밝혀 더욱 관심이 뜨거웠던 것 같다. 


요즘 세계복싱 탑랭커는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고 본다. 어떻게든 상대를 때려눕혀 이기려고 하는 복서가 있고, 그냥 좀 더 때리고 덜 맞아서 지지만 않으려는 복서가 있다이기려는 것과 지지 않으려는 것은 같은 승리를 지향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경기양상으로 나타난다.


파퀴는 그의 커리어 내내 늘 전자였다. 상대를 쓰러트리고, 이기려는 복서였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며 공격력이 떨어졌건, 움직임이 느려졌건, 좀 더 수비적이 됐건 간에 그건 변하지 않았다. 파퀴아오 지지않기 위해서가 아닌 이기기 위해 캔버스 위에 올랐다. 그렇게 파퀴아오는 많은 라이벌을 만들며 수많은 명경기를 남겼다.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도 그랬다


사실 브래들리는 이기려는 복서, 지지 않으려는 복서 그 중간 어디쯤의 복서였다허나 최근 테디 아틀라스로 트레이너가 교체되고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더니 정말 조금 더 공격적인 쪽으로 기운 것 같긴 하다허나 진정한 공격복서 중의 공격복서 파퀴아오를 상대로 맞불을 놓은 것은 결국 무리였던 것 같다.



경기는 전체적으로 아주 격하게 불타오르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브래들리가 더욱 선전했던 2차전만 못했다. 허나 이번 역시 부딪힐 땐 확실히 부딪혔다. 3라운드까지는 탐색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4라운드부터 조금씩 과열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7라운드에 파퀴아오의 레프트에 의해 브래들리가 링에 손을 짚었다. 그리 강력한 펀치는 아니고 거의 닿는 수준이었으나 불안정한 중심이 마침 닿은 펀치에 의해 와르르 무너져버린 것 같다. 브래들리가 다운 선언에 항의를 하지 않는 걸 보면 자신도 중심이 무너진 걸 잘 아는 듯 했다.


그리고 8라운드는 브래들리의 라운드였다. 2차전까지도 한 번도 나오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파퀴를 몰아붙이고 펀치 연타를 했으니 말이다. 허나 파퀴는 노련하게 대처했고 큰 소득은 없었다. 이어진 9라운드 브래들리는 한 차례 더 다운을 당한다. 이번에는 확실히 펀치에 적중당했으나, 7라운드와 마찬가지로 큰 충격은 아니었다. 허나 크게 중심을 잃고 뒤로 굴러버렸다. 과거 크리스 알지에리가 파퀴의 펀치에 의해 뒤로 구른 것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경기가 내내 안풀리는 지 브래들리는 답답한 표정이었고 트레이너는 브래들리를 강하게 다그쳤다. 지난 두 경기보다 더 일방적으로 파퀴아오에게 몰리고 두 차례 다운까지 뺐긴 것을 보자니 어쩌면 브래들리는 수비지향적 스타일이 파퀴아오를 상대하는데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트레이너와의 불화가 싹튼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된다.


아무튼 그렇게 파퀴아오는 그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 은퇴전을 완벽한 승리로 장식했다. 복서로서 고령에 달한 그의 나이와 최근 빚어진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마지막 모습을 멋지게 팬들에게 다시금 각인시켰다. 


사실 이미 두 번이나 싸운 브래들리가 은퇴전 상대로 낙점된 것이 좀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나 브래들리는 웰터급에서 파퀴아오가 아니면 이길 자가 없을 정도의 강자다. 그렇다. 그가 기록한 2패도 모두 파퀴아오에 의한 것이다.


적어도 누구처럼(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은퇴전이랍시고, 랭킹 10위 권 밖의 객관적 실력 미달 선수와 한 편의 촌극을 찍지는 않았다. 메이웨더의 복싱기술들이 멋지고 차원이 높다며 그를 옹호하는 자들이 있다허나 그들은 오해하고 있다그 누구도 메이웨더의 테크닉을 까며 욕하지 않는다다만 그가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이기려는 복서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낼 뿐이다복싱은 주먹으로 싸워 상대를 캔버스에 눕히는 게임이지 피겨나 체조가 아니다.

-씨발 갑자기 열받네 그렇게 기술을 찬양하고 열광할 거면 그냥 복싱기술경연대회를 따로 만들던가. 기술이랑 예술점수 먹이고 말이다. 




아무튼 결론은 파퀴아오야말로 진정 살아있는 전설, 복서 중의 복서다. 나아가 아시아가! 동양인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품어본 적 없는 스케일의 유일무이한 슈퍼스타다. 파퀴아오는 진짜 복싱다운 복싱, 전사의 심장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끝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팬들은 영원히 그를 이 시대 최고의 복서로 기억할 것이다. 복싱이란 스포츠가 완전히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말이다. 앞으로도 그가 복싱사에 남긴 위대한 유산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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