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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진짜 '레전드'는 이런 것

TripleGGG 2019. 7. 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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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으로 7월 20일, MGM그랜드에서 파퀴아오와 키스 서먼의 WBA슈퍼 웰터급 타이틀 전이 열렸다.

전에도 글을 썼지만, 전성기는커녕 험한 꼴 보기 전에 은퇴해야되지 않나요? 하는 팬들의 요구가 매번 나올 정도인 불혹을 넘긴 파퀴신이 공백도 있고 전 경기평도 안 좋아 예전만 못하다고 평가받긴 해도 크로포드, 스펜스와 함께 피 튀기는 웰터 3대장으로 불릴 정도의 테크니션인 키스 서먼(29승 무패)과의 대전을 잡다니 눈을 의심했었다. 그리고 당연히 공백 후 두 번째 경기니까 경기감각이나 컨디션은 더욱 회복됐을 거고, 살아있는 레전드를 잡고 그 자리에 서겠다는 명분도 있고 서먼이 이를 갈고 나왔을 것이 분명한 게 아닌가? 나이부터 10살이ㅎㄷㄷ 차이난다. 아무래도 파퀴신이 서먼을 이기기는 어렵지 않나 싶었다.

다만 나를 비롯한 복싱팬들은 승패를 떠나 이러한 대전 자체가 가짜레전드반쪽짜리마케팅씨발병신들 싸닥션후려갈기는 진정한 레전드의 행보라는 것에 열광했을 따름이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냐고 진짜! 언제적 파퀴신이냐고! 여전히 피 튀기는 현역 챔프벨트권에서 싸우다니요?

그리고 뚜껑이 열렸다.

복싱갓의 좟간지나는 자태

아니 그런데 씨발 1라운드부터 사건이 터진다. 존나 신중하게 탐색전 벌이는 중, 파퀴신의 잽잽 아래 위 스트레이트 피하려고 서먼이 존나게 백스텝 밟다가 턱이 왼손에 걸려서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그대로 다운되버린 거다! 서먼이 프로데뷔 후에 링바닥에 누운 적이 있긴 하던가?(아시는 분 댓글 좀)

이 한방이 컸던 거 같다. 이 이후로 서먼은 뭔지 모르게 존나 소극적으로 보였다. 뭔가 쳐야할 때 순간 머뭇머뭇 잔펀치가 던지는 느낌? 그런 위축된 서먼을 상대로 파퀴신은 아주 과감하게 펀치를 날렸다. 파퀴신에 비하면 서먼의 주먹은 거의 마사지 수준으로 보였다.

그런데... 슬슬 6 라운드 이후부터 종반으로 가면서 서먼도 이렇게는 끌려가다 끝날 것 같다고 느꼈는지 훨씬 공세적으로 나오고 반면 파퀴신은 아무래도 체력이 문제인지 확실히 스피드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후반 라운드는 대체적으로 서먼이 가져갔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파퀴신 빠돌이인 내 눈에도 서먼이 더 많은 정교한 펀치를 적중시키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파퀴가 두들겨 맞고 있던 것이 아니고 받은 만큼 받아친 것도 쳤고, 10라운드에는 진짜 제대로 들어간 바디샷으로 재차 서먼을 몰아붙이는데 이 펀치에 서먼의 기세가 한풀 꺾이기도 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어쨌거나 전체적으로 치열히 공방이 오가는 재미난 접전이 펼쳐졌다는 것!

그렇게 경기는 12라운드 판정으로 가고, 결과는......

2명이 파퀴신에게 1명이 서먼에게 승을 줌으로써 무려 파퀴신의 스프릿 디시전! 판정승이다! 내 보기에도 편파 없이 적절한 결과였다고 본다. 분명 후반 서먼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 전체 라운드 상 절반을 가져갔다고 보는 팽팽한 경기였지만 파퀴신이 전반에 보여준 만큼 인상적이진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경기의 승리로 파퀴신은 다시 WBA웰터급 챔프에 슈퍼 벨트를 추가했고, 여전히 탑클라스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니 그냥 경기를 잡은 것만으로도 역시 이 시대의 살아있는 유.일.한 복싱레전드! 전사의 심장! ONE AND ONLY(다른 새끼 들먹이면 씨발럼아 개소리말라고 줘패버리고 싶을 정도)라는 걸 증명하고도 모자라! 이걸 이겨버렸다! 나는 이 경기로 그냥 파퀴가 진정한 복싱의 신이며 이게 진짜 천재라는 걸 확신했다.

존나 감동이다!

씨발 이게 진짜지! 진짜 복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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