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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등어 본문

존짧소(존나짧은소설)

6. 고등어

TripleGGG 2018. 12. 22. 18:03

수산시장을 구경하던 A는 어쩌다 수조 밖으로 튀어나와 바닥에서 팔딱거리는 고등어를 보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곁에 있던 B가 왜 그러냐 묻자 A가 답했다. 

"나는 가끔 생각해. 나란 놈은 어쩌다 뭍에 내동댕이쳐진 고등어가 아닐까. 하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펄떡거리지만 어차피 그냥 그러다 죽어버리는 거지. 그리고 그게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나는 고등어니까. 푸른 바닷물 속에서는 니 새끼들보다 훨씬 날쌔지만 여기서는 어쩔 수 없어. 여긴 바다가 아니니까."

B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그건 걱정 마. 그냥 그런 것 같은 거지, 네가 진짜 고등어는 아니거든." 

말을 마친 B가 고등어를 잡아 수조에 다시 넣는 상인에게 물었다.

"아자씨? 고등어회 한 사라에 얼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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