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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골로프킨 vs 카넬로 2차전 리뷰

TripleGGG 2018. 9. 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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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골로프킨 vs 카넬로 2차전이 열렸다. 

우선 경기자체만 두고 총평하자면 근래 보기 드문 근접 전진 난타전이었기 때문에 다른 구설 제쳐두고 그 점에 관해선 두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경기를 보고 우선 놀라운 건 카넬로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당연히 존나게 도망다닐 줄 알았는데 중반도 아니고 1라운드부터 맞불을 놨다. 링줄을 타긴 커녕 링 중앙을 선점하려 전진했고 공격했다. 난 그 모습을 보며 ‘어라? 넌 뒤졌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라운드가 거듭될 수록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카넬로가 골로프킨의 펀치를 모조리 받아내고 흘려내며 외려 공세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초반, 중반에서 끝까지 경기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카넬로는 끝까지 골로프킨과 마주서서 주먹을 냈다.

여기서 나는 그의 근성이나 복싱스킬을 떠나서 엄청난 내구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골로프킨의 펀치는 이미 숱한 검증을 거쳤다. 다큐채널에서도 탐구했을 만큼 대단한 강펀치고 그 잽만으로도 줄줄이 상대를 자빠트렸다. 그러나 카넬로는 몇 번이나 그 펀치를 얻어맞고도 버티는 건 물론 10라운드에 터진 관자놀이 정타에도 순식간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개 그 정도 정타에 이어진 연타에 끝이 나는 장면을 많이 본 나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원체 얻어맞는 일은 없어서 몰랐던 건지 아니면 역시 약을 빤 덕인지 우리로선 알 수가 없다.

아무튼 그 결과는 우리가 우려하던 그대로 됐다. KO가 나지 않은 채 모호한 공방을 펼치면서 판정을 갔고, 결국 승리는 카넬로의 차지가 됐다. 2:0우세승이다.

사실 챔프이고 후반 승기를 잡은 골로프킨 손을 들어줘야 맞다고 보는 입장이긴 하지만, 저것도 딱히 나쁜 판정이라 보지는 않는다.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다운이 나온 것도 아니다. 카넬로가 전처럼 수비복싱을 한 것도 아니고. 보는 관점에 따라 충분히 저럴 수 있는 경기였다. 인정한다.

그러나 역시 젖같은 건, 카넬로 이 새끼가 약물러라는 거다. 평소대로라면 내가 물고빠는 GGG의 패배일지언정 복싱계의 세대교체를 위해 자연스런 일이라 생각했을 거다. 새로운 젊은 피가 이미 내리막길에 접어든 최강자를 꺾으며 새 시대를 열었다고 찬양했을 거다. 하지만 역시 찝찝하다. 오늘의 멋진 경기자체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 경기력의 출처가 선수의 재능과 노력이 아닌 약물 디자이너에 의한 것일수 있다는 게 맘에 걸린다. 골로프킨 정타 맞고 버틴 것이 그 실력이 아닌 약물반응일 수 있다는 게 좆같다. 멕시코 소고기 불티나게 팔릴 듯 씨발.

아무튼 경기는 끝났고 이제 카넬로는 자신만의 새 역사를 써나가긴 할 것이다.(약물 다시 안 걸리길 빈다) 

반면 골로프킨은 이제 고작 1패이긴 하나 그 나이도 그렇고 그간의 무패와 무적 이미지에 흠결이 생겼으니 가뜩이나 내리막인데 완전히 하락세에 놓이게 됐다.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해볼 시점이 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복싱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고 복서로서 도달할 수 있는 놀라운 경지를 보여줬다. 

나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되든 응원할 것이고 레전드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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