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많이' 읽는다고 작품 보는 눈이 길러지나?

[주장]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좋다. 고전일 경우 시간의 풍화작용을 이겨낸 작품이기에 좋은 글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고전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말도 성립은 된다. 그로써 좋은 작품을 골라내고 보는 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고전을 많이 읽어 엣헴~ 그러니까 장르문학이나 웹소설 같은 건 좀 우스워 이런 스탠스를 취하는 병신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병신은 그저 고전을 텍스트로만 읽고 오직 고전은 읽었다는 사실만을 자신의 편협한 사고와 이해력과 판단력의 방패로 삼는 인간일 가망성이 존나 높다. 고전을 많이 읽고 마냥 그 권위에만 취해서 주정뱅이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전 즉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은 좋지만 그보다 좋은 것은 그것을 곱씹으며 사색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고전 백만권을 눈으로 마냥 읽는 것보다는 한 권이라도 이해하고 곱씹어 제 자아를 이해하고 파악하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성립하는 발판 중 하나로 삼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취향이란 것이 향기를 뿜기 시작하고 작품 보는 '눈'이란 것이 생긴다.

그것이 어떤 장르의 어떤 글이건 간에 자신만의 고전을 판별하는 눈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지에 이른 사람은 나아가 제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남들이 다 똑같은 무언가, 재물이나 권력에 환장할 때 제 취향에 맞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