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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용감한 자들

TripleGGG 2018. 4. 17. 01:43


장르소설 한편을 신명나게 읽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호러/스릴러 장르의 소설이었다. 7-8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거기에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 중 남자 캐릭터는 여자가 나오는 술집도 가고 여자를 보고 욕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소설의 '맥락' 상 타당한 것이었다. 결코 뜬금없이 맥락 외의 다른 의도로 그런 짓거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헌데 이 소설의 독자평 중 가장 추천을 많은 댓글을 보고 난 뒤 난 기분을 잡쳤다.

그 댓글을 요약하자면 이 소설의 작가가 여성을 혐오한다고 했다.

나는 기분을 잡쳤지만 딱히 저 댓글을 두고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떠오르는 격언이 하나 있다면  '무식(멍청)(병신)하면 용감하다.'는 것이다. 요즘 용감한 이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용감한 이들이 용감하게 싸지르고 다니는 병신 같은 주장이 하나의 여론으로써 둔갑하는 광경도 종종 보인다. 물론 이런 이들이 공유하는 지식(?)과 주장(?)은 하나 같이 깊이가 없고 가볍기에 결코 시대정신이나 철학이 될 수는 없는, 시간에 갈리고 짓뭉개질 나약한 것들이긴 하다. 일종의 반짝패션 같은 거다. 가까운 미래엔 "아니 씨팔 그런 개씨팔좆같은개소릴 남발했었다고? 언빌리버블!" 하며 놀랄 일이다. 따라서 관심 가질 필요조차 없다.

그럼에도 내가 짜증내며 이딴 글 싸지르는 건, 분명 재능이 있어뵈는 이 장르소설의 작가가 행여 하잘 것 없고 비루한 용감한 자들의 그런 댓글에 상처를 받거나 콤플렉스가 되어 다음 작품을 써 나감에 있어 자기검열을 하거나 할까봐 걱정돼서 그렇다. 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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