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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아프리카TV BJ대상- 철구가 대상을 못탔네

TripleGGG 2015. 12. 22. 23:41

철구의 방송을 즐겨보는 한 명의 팬, 소위 철빡이로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동시에 아프리카TV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잘 드러낸 시상식이었던 것 같다. 서브컬쳐를 뛰어넘어 주류문화,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아프리카TV의 열망말이다. 철구 같은 경우 메인스트림 그러니까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과 같은 곳과는 절대로 융합할 수 없는 B급 컨텐츠 및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TV가 지향하는 곳과는 반대편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철구는 부동의 시청률 1위이고 철빡이라 불리는 골수팬 역시 가장 많은 수를 확보하고 있다. 철구가 개인방송으로 낸 성과와 아프리카 내에서의 입지를 생각한다면 대상은커녕 컨텐츠대상도 수상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나는 영화예술, 독서를 좋아하고 방송과 예능 따위도 즐겨본다. 고골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존경하고 모파상을 사랑한다. 조앤K롤링과 조지RR마틴을 좋아한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좋고 마이클 베이도 좋다. 유재석도 좋고 나영석도 좋다. 모두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철구도 마찬가지다. 비주류로서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나는 주류문화가 갖는 힘과 매력만큼 서브컬쳐가 갖는 매력도 크다고 생각하며 그 필요성 역시 주류문화 이상으로 높다고 본다. 아프리카TV의 주 시청층이나 시청자들이 일반적인 방송이나 주류문화에서 충분히 쉽게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찾아 돈까지 들여가며(별풍선을 쏴가며) 아프리카TV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주류문화시장이 훨씬 시장도 크고 기업으로서 지향해야 할 목표지점이라는 것에 대해서 섣부른 이견을 품는 것은 아니지만, 철구의 수상 실패로 나는 또 한 번 가뜩이 비주류, 서브컬쳐, 컬트가 취약하기 그지없는 다양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획일적인 대한민국 문화시장에 대한 회의감이 잠시 스쳐지나가 씁쓸했다.   


사실 요즘은 철구보다 봉준이가 좋긴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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